[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금융당국과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여전업권 특성을 반영해 여전업권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내놨다. 여전사의 제휴업체 선정 및 관리 기준을 체계화해 제휴업체와 공모한 횡령, 배임 등 사고를 막는다. 또한 대출주선인의 대출금 편취를 막기 위해 에스크로 계좌를 활용한 대출금 지급 등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금감원은 여신협회, 여전사들과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여전업권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내부통제 개선방안은 올해까지 내용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 시행된다.

금감원은 "카드사, 캐피털사 등 여전사들은 다수의 이해관계자와 제휴하고 중고차·PF대출 등 고위험 업무가 많으며 IT·결제 업무의 중요성이 높아 은행 등 수신금융기관과는 다른 업권 고유의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최근 발생한 카드사의 배임사고는 업권 고유의 제휴업무에 내재한 사고발생 위험에 대한 경각심 부족이 원인 "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앞서 7월 롯데카드 직원이 제휴업체와 공모해 1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은 현장검사에 착수했으며,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인물들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여전사 내부통제 강화 방안은 이와 같은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금감원이 꼽은 여전업계의 취약부문으로 ▲제휴업체 선정관리 ▲자동차금융 ▲PF대출 ▲앱카드 인증 ▲횡령차단 자금관리 통제 등이 있다. 

금감원은 제휴업체 선정 및 관리 기준 체계화를 도모한다. 제휴업체를 선정할 때 일선부서의 '임의결정'을 방지하고 합의결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법률검토시 의무적으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도록 했으며, 비용지급 구조는 제휴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기반이 돼 설계하도록 의무화했다. 일상감사 미실시 건 자금집행 통제 강화, 인감통제 강화, 제휴업체 이행실적 점검 및 계약 적정성 평가 의무화 등 내용도 포함된다.

자동차금융에 대한 통제장치 강화를 위해 '중고 상용차' 대출금 편취 예방 및 자동차금융 차주 관리 강화를 통한 허위대출 방지 등이 시행된다.

중고 상용차의 경우 여전사가 대출금을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하는데, 이오 같은 구조 탓에 대출모집인의 대출금 편취위험에 노출된다. 금감원은 에스크로 계좌를 활용해 대출금을 지급하고 대출실행 후 즉시 증빙자료 청구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근저당 미설정 건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사고예방 및 통제에 나선다. 신용정보 코드체계(신용정보원)를 개선해 고객의 자동차금융 이용정보 파악 편의성을 제고하고, 의무적으로 자동차금융 다중 이용차주에게 추가점검 절차와 사기대출 피해 위험성을 안내하도록 했다.

PF 대출 관련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PF대출 직무분리기준을 마련하고 비정상적 송금을 차단할 수 있는 통제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횡령 방지를 위한 자금관리 강화 방안으로는 누적송금액 기준 전결권 신설, 비정상적 송금 원천 차단 시스템 마련, 거액 송금 건 자동 전달 시스템 마련 등 내용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개선방안이 담긴 모범규준을 올해 말까지 최종 확정하고, 내년 1분기에는 개별사 내규 반영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여전사별 자산·인력 규모 등 차이가 큰 점을 감안해 자산 2조원 및 상시근로가 100명을 기준으로 이원화해 대형사는 강화된 기준을, 중소형사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