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자금의 만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송 회장의 우군을 자처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이하 라데팡스)가 기한 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데팡스는 딜 종결을 하우스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국내 PEF 2곳과 공동운용사(Co-GP)로 나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최근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PEF 운용사 2곳과 Co-GP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생 운용사가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짐에 따라 자금운용에 여유가 있는 곳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라데팡스는 기관투자자들의 출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홀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조력자를 찾는 편이 딜 종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라데팡스는 송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자금조달 작업에 백기사로 나섰다. 라데팡스와 송 회장은 지난 5월 구체적인 계약도 체결했다. 라데팡스가 3200억원을 투자해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인수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딜은 오너일가가 콜옵션을 보유해 일부 지분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구조로 짜여졌다.

당초 라데팡스는 연내 자금조달을 마칠 계획이었다. 내달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지분 약 83만주를 담보로 교보증권으로부터 조달한 대출금 300억원이 만기되는데, 이 시점에 맞춰 송 회장에게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지난 8월 MG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를 이유로 출자를 돌연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현재까지 딜을 종결하지 못한 상태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라데팡스는 지속적으로 자금을 출자해줄 기관투자자(LP)들을 물색했다. 하지만 매력적인 딜 구조에도 대다수 LP들은 라데팡스가 앵커LP(핵심출자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유로 투자확약을 하지 않았다. 출자자들 중 상당수는 신생 PEF에 출자하는 것을 꺼려했다는 후문이다. 라데팡스가 Co-GP를 찾게 된 이유다.

송 회장은 지난 2021년 고(故)임성기 회장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698만9887주를 상속 받았다. 당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농협은행과 교보증권에서 총 1160억원을 대출받았다. 임 회장의 세 자녀들도 355만주를 나눠 상속받았는데 현재 송 회장 일가에 남은 상속세는 2700억원 상당인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3월까지 모든 자금을 납부해야 한다. 송 회장 입장에서도 이번 딜 종결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라데팡스는 송 회장과의 신뢰를 우선으로 딜 클로징에 중점을 두고 자금조달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복수의 PEF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기한 내 자금조달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Co-GP 설정은 딜을 종결시키려는 것은 라데팡스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