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한국신용평가는 2021년 SK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했다. 이어 지난해 4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A+로 상향했다.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상향 이유로 실적 호조와 재무안정성 개선을 꼽았다.

실제로 SK케미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9년 412억원에서 2020년 1063억원, 2021년 555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2021년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부채비율도 2019년 196.6%에서 2021년 55.4%로 개선됐다.

9일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딜사이트와 통화에서 "적어도 2년 이상 외형 확장을 지속해야 신용등급 상향을 논할 수 있다"며 "SK케미칼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이 코로나19 이후로 상당히 낮아졌다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2분기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 4분기 293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487억원으로 하락했다. 이어 지난해 2분기 872억원, 3분기 497억원, 4분기 448억원, 올해 1분기 86억원, 2분기 마이너스(-) 13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3분기에는 별도 기준 매출액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결 자회사의 매출 확대로 이익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연결기준 올해 3분기 SK케미칼의 매출액은 5814억원, 영업이익 83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67% 상승했다.

특히 올해 1분기와 2분기 적자를 지속하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318억원,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185% 상승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독감 백신 물량이 늘어나면서 3분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조원 이상이면서 총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1.5배 이하로 2년 이상 꾸준히 유지될 경우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도 평가 요인에 들어간다"며 "최근 추진 중인 제약부문 매각이 이뤄질 경우 사업포트폴리오가 단순해지기 때문에 단일 업종 시황에 좌우될 확률이 높아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이하 글랜우드PE)가 6000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사는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글랜우드PE와 제약 사업부의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본 계약 체결 전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기 위해 당사자 간 MOU를 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