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KT&G가 내년 원가부담이 소폭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잎담배 등 주요 원재료는 인상된 가격이 유지되지만, 부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익률이 소폭 개선된단 것. 또한 KT&G는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고마진 해외시장 공략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달성한단 계획이다.

김진환 KT&G 전략본부장은 9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궐련담배 보조재료의 경우 올해초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곧 과거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추정 중이며 이에 내년 원가하락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다만 잎담배의 경우 안정세에 접어들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분석 중이다"며 "올해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회복하기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궐련담배는 잎담배가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며, 해외에서 구입해오는 잎담배는 1년 정도 숙성기간을 거쳐 생산에 들어간다. 즉 올해 가격이 추가로 인상된다면 내년 수익성을 훼손시킬 수 있단 것이다.

이에 KT&G는 회사 차원의 원가절감을 통해서도 수익성을 방어한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잎담배 등 원부재료의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규격 합리화 등을 통해 공장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해외 시장에서 고마진을 내고 있는 지역의 매출 증대를 통해서 가격인상 부담을 흡수하겠단 목표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선 KT&G의 전자담배 점유율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경쟁사인 PMI(필립모리스), BAT(BAT로스만스) 등에서 신제품을 내고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G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올 3분기 45.9%로 전년말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임왕섭 KT&G NGP사업본부장은 "작년말부터 경쟁사에서 신규 디바이스를 출시하고, 프로모션도 확대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면서도 "KT&G는 디바이스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프로모션을 강하게 하지 않아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4년 전만해도 디바이스 기준 점유율은 80~85% 수준을 유지했고, 경쟁사들의 프로모션 기간엔 60~65%까지 떨어지기도 한다"며 "최근 프로모션이 주춤해 지면서 75~80%까지 점유율이 상승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임 본부장은 또한 "하이브리드 3.0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며 "해당 디바이스의 성과로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경쟁사들이 지난해 신규 디바이를 출시한 후 후속 제품이 늦어지고 있다"며 "KT&G는 차별화된 디바이스 모델 개발 중이며, 내년에 또 다시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반전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디바이스 판매가 저조한 것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디바이스 수출을 늘린 탓에 올해 매출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어서다. 임 본부장도 "지난해 수출을 늘린 것이 올해 실적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내년에는 수요 확대를 위해 해외판매 국가를 확대하고, 면세채널에서도 판매 여부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경우 릴 쏠리드 2.0이 주력 모델인데, 시장 확대를 위해 하이브리드 제품군 등 디바이스 수출 제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