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위탁생산 전문기업 동인기연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일반청약 흥행을 위해 몸값을 낮춰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채택해 결과가 주목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인기연은 이날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3만원으로 확정했다. 공모 주식 수는 138만8000주에서 147만400주로 줄였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중 절반(신청 수량 기준)이 공모가 희망밴드 범위 안에 주문을 넣었지만,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동인기연은 지난 1~7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6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는 기관투자가 463개가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관투자가 중 37.7%(신청 수량 기준)는 공모가 희망밴드(3만3000~3만7000원) 상단 이상 가격을 제시했으나 44.4%는 하단 미만에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동인기연이 눈높이를 낮춘 덕분에 일반 공모청약 흥행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예상치보다 낮은 몸값에 높은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주식 비중 역시 29.96%에서 27.52%로 줄어든 점 역시 긍정적이다.

눈높이를 낮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사례로는 큐로셀이 있다. 큐로셀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20대 1에 불과했다. 이에 공모가를 희망밴드(2만9800~3만3500원) 하단에 못 미치는 2만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일반 공모청약에서 경쟁률 170대 1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상장 첫날 주가도 두 자릿수 상승 폭을 보이며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았다.

동인기연이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한 점도 상장 후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회사는 1997년 미국 카멜백과의 협업 이후 본격적으로 전문가용 하이엔드(최고급) 등산 배낭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요 고객사는 그레고리(미국), 블랙다이아몬드(미국) 등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이다.

동인기연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배낭 등 제품 생산을 의뢰받으며 기술력을 공인받았다. 또,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505억원, 영업이익은 426억원으로 전년대비 48.8%, 126% 각각 증가했다. 최근 3년(2020~2022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48%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1092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동인기연은 상장 후 장·단기 사업 성장 전략과 자체 브랜드 활성화 방안 등을 추진해 제조자 브랜드 개발·생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모자금 역시 필리핀 내 러기지 공장 등 생산시설 준공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 성장세를 이어가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포부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인기연은 IPO 공모일정 동안 시장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공모가를 책정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눈높이를 낮췄다"며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갖춘 만큼, 상장 후 몸값 상승을 노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