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3조원 수준의 자본적투자(CAPEX)를 집행할 계획이다.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늘리기 위해 투자 목표치를 올해보다 2배 가까이 늘렸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애플 맥북용 8세대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경쟁 우위 박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CAPEX 집행 금액을 전년대비 46.3% 늘어난 53조7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DS부문(메모리+파운드리)에 47조5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에 3조1000억원 가량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도 고금리, 고물가 등 거시경제(매크로) 불안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내외 불안에도 선행 투자에 기반한 제품 경쟁력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내겠다고 목표했다. 이를 위해 ▲IT기기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과 ▲고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플렉시블(Flexible) OLED 패널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8세대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OLED 패널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유리원장(마더글라스) 크기에 따라 세대를 구분한다. 더 큰 원장을 사용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진다. 8세대 원장은 6세대 대비 2배 정도 크다. 

애플은 오는 2026~2027년 출시될 맥북에 하이브리드 OLED 패널을 탑재할 예정이다. 8세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중소형 OLED 패널은 대부분 맥북용으로 납품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기 CAPEX 대부분도 8세대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해 집행됐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디스플레이 제조사 중에서 기술력과 투자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업체는 매우 제한적이다"라며 "가장 먼저, 유일하게 8세대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 외에도 공급망 관리(SCM) 등 시장 선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거시적 수요 리스크는 있지만 전략 거래선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노트북 등 IT와 자동차(오토모티브)에서도 OLED 전환이 성공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31% 증가한 1조940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매출은 8조2200억원까지 전기대비 26.9% 늘었다. 지난달 출시된 애플 아이폰15 납품 물량에 따른 계절적 특성이 반영됐다. 애플은 매년 9월에 신형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크로 부진에도 계절적 수요가 발생하면서 중소형 OLED 패널은 전기대비 일부 수요가 늘어났다"며 "대형 OLED 패널은 수요가 부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패널 품질에 따른 수요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고가 프리미엄 패널에 집중,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