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지난해 오픈한 '아난티 클럽 제주'(법인명: 아난티 한라)는 아난티그룹의 실적을 견인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시장에선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데믹 전환 후 해외로 발길을 돌린 골퍼들이 늘면서 제주도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난티그룹은 리뉴얼을 통해 아난티 클럽 제주가 숙박과 골프,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휴양 플랫폼으로 재탄생 되면 경쟁력 있게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골프장과 관광·숙박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아난티그룹은 지난해 4월, 한라그룹으로부터 제주도 구좌읍 김녕리 천연 상록 수림대에 위치한 '세인트포CC'를 1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골프장 명칭을 아난티 클럽 제주로 변경해 재개장함과 동시에 제2의 아난티 남해를 목표로 클럽과 숙박시설에 대한 리뉴얼에 나섰다.

문제는 작년부터 시작된 리뉴얼이 지금껏 이어지며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올 상반기 실적만 봐도 아난티 클럽 제주의 매출액은 53억원에 불과하고, 골프장 잔디를 리뉴얼(150억원 투입) 중이다 보니 36홀 가운데 절반만 운영할 수밖에 없다 보니 고정비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19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아난티 클럽 제주는 내년 1월부터 클럽하우스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추가적으로 단행할 예정이며, 골프장 뒤 배후 부지를 2025년까지 호텔·펜트하우스 및 문화시설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사실상 2025년까지 반쪽 영업 밖에 할 수 없는 데다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아난티 클럽 제주가 아난티그룹에 수익을 안기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시장의 공통된 평가다.

일각에서는 아난티 클럽 제주가 리뉴얼을 마치고 정상 영업을 하더라도 아난티그룹의 기대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데믹 전환 후 골프 수요가 해외로 이동한 데다 항공료와 체제비 등을 더할 경우 제주도 골프 이용료(그린피, 캐디피, 카트비)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제주도 골프장 내장객 수만 봐도 상반기 기준 올해 117만5714명으로 전년 146만3566명 대비 28만7852명이나 줄었다. 

시장 한 관계자도 "제주를 찾던 상당수 골퍼들이 엔데믹 전환 후 값싼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으로 발길을 돌렸고, 그나마 남은 수요는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지역 골프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난티 클럽 제주의 경우 현재 고객을 유치하면서 리뉴얼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고객만족도가 높지 않다"며 "리뉴얼을 끝마치고 정상영업을 시작하더라도 한동안은 현재의 모습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의 평가로 인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난티그룹 관계자는 "리뉴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고객들을 위해 그린피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아난티 클럽 제주는 고객들에게 '아난티 스타일'을 제공하기 위해 숙박과 골프장 및 다양한 부대시설 제공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PGA 개최를 목표로 리뉴얼을 진행 중이며, 제주도 내 최고의 코스를 갖춘 명문 골프장으로 거듭나면 이용객 역시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