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올 3분기 금융지주들의 전반적인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만 홀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이 타 금융지주 대비 남다른 실적을 거둘 경우 연간 기준 리딩금융 자리도 독주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할 지 주목하고 있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B금융의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은 1조353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1조2713억원) 대비 6.5%(821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25.8%)과 하나금융(-16.8%), 우리금융(-7.4%) 등 경쟁 금융지주가 모두 큰 폭 이익 감소가 점쳐지는 것을 고려하면 KB금융의 이익 선방이 유독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KB금융은 올 상반기에도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둔 바 있다. 이자이익은 물론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과 전사적 비용관리 노력에 따른 결과였다. 특히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경우 타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남다른 이익체력을 보였다. 핵심예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리프라이싱 및 탄력적인 조달 포트폴리오 관리의 결과였다. 

3분기 금융지주들의 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는 NIM 하락이 결정적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고금리로 예치됐던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권 수신경쟁이 조달비용을 높였기 때문이다. 다만 KB금융은 타 금융지주 대비 저원가성 요구불예금으로 조달비용을 낮추면서 NIM을 방어한 것이 3분기 이익 전망을 가른 열쇠라는 설명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출자산 리프라이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예금이 증가한 것이 NIM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KB금융의 이익체력은 견조한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대출 증가세 및 가계대출 성장세 회복 등 양호한 대출 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자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감소와 실손보험의 계리적 가정 다이드라인 반영 등으로 다소 부진할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견조한 이익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이 3분기 전망치와 같은 호실적을 거둘 경우 올해 리딩금융 경쟁구도는 일찌감치 KB금융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이 2조9967억원으로 신한금융(2조6262억원)과 3705억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약 1700억원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4분기에 이를 뒤집기 힘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이 올해 순이익 5조원 돌파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7% 증가한 5조원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에도 은행 NIM이 전분기 대비 2bp 상승하는 등 타행 대비 NIM 방어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하반기 중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 요인이 있으며, 자산규모 4위인 KB손해보험의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수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