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HD현대에너지솔루션 음성 공장에는 발전 용량 1.7MW 규모의 태양광 실증 평가 단지가 있다. 태양광 모듈 '밭'인 이곳은 총 2000여장의 모듈이 다닥다닥 늘어져 있다. 태양광 발전기는 향후 20년 이상 끄떡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내구성 시험이 필수다. 개발한 모듈의 장기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실증 평가 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한켠에는 70여장의 태양광 모듈을 이어붙인 방음터널을 설치했다. 발전량을 살펴보기 위해 설치한 태양광 방음터널은 지난 2018년 국책과제를 받아 연구한 양면형 태양광 모듈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태양광 모듈은 작은 크기의 셀을 여러 개 붙인 형태이기 때문에 크기 조절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회 인프라 시설과 융합을 시도하기에 적합하다. 방음터널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작은 크기의 셀로 커다란 태양광 모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기 위해 지난 19일 모듈을 생산하는 제3공장을 찾았다. 총 3200평 규모의 3공장은 2개 라인이 돌아가고 있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부품인 웨이퍼를 공수해 셀을 만들고, 이를 이어붙여 완제품인 태양광 모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실리콘 냄새가 코를 찔렀다. 거센 비가 내린 탓에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공장 내부는 훈기가 돌았다. 생산담당인 위일환 상무는 "3공장은 출력 750MW 기준으로 1개 라인당 대략 하루에 2400장의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의 시작은 셀을 반으로 쪼개는 것이다. 이를 '하프 컷' 공법이라 하는데, 하나의 작은 셀을 쪼개 두개로 만든다. 대표적인 모듈 라인업은 4종류로 모두 반으로 자른 셀로 만든 것들이다. 이렇게 셀을 쪼개면 전류 손실이 줄어 효율이 높아진다.

쪼갠 셀 13개를 직렬로 연결한 것을 '스트링'이라 한다. 이 스트링을 몇 개 더 엮으면 모듈이 완성된다. 유리 제품을 구매하면 배송하는 동안 깨지지 않도록 여러 겹으로 포장을 하듯이 셀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앞·뒷면에 '백시트'를 붙인다.

바로 다음은 전 공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검수 단계다. 반제품에 전류를 흘린 후 이미지 검사를 통해 불량을 가려내는 과정이다. 1차 검사는 기계가 오류를 판정하고 2차로 작업자가 불량 제품을 가려낸다. 검수 과정에선 불가피하게 작업자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한 라인당 25명의 직원들이 교대로 근무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불량을 발견하면 화면에 까맣게 표시한다. 하루 불량률은 0.5~0.7%로 아주 적은 수준이다.

다음 공정을 보기 위해 겨우 몇 발자국 뗐을 뿐인데도 온도가 올라간 듯 후끈해졌다. 레이업 과정을 거친 반제품을 밀봉하는 과정에서 200도의 열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 공정을 라미네이션이라 부른다. 액자를 끼우듯 모서리에 금속 프레임을 끼우고 외부로 전기를 전달하기 위한 정션박스를 부착하면 한 개의 모듈이 완성된다.

완제품은 출력대 별로 산업용 로봇이 알아서 분류해 준다. 해당 로봇은 현대로보틱스가 제조한 것이다.

 

생산본부장 겸 R&D부문장을 맡고 있는 황명익 상무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스마트팩토리는 첨단 스마트시스템과 무인 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원자재의 입고부터 최종 제품생산까지 모든 공정의 이력과 품질을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다"라며 "물류시스템을 자동화해 생산효율을 약 20% 높였으며 각종 장비의 상태와 운영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고도화된 통합생산관리시스템을 적용해 공정 불량률을 제로에 가깝게 개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