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마스턴투자운용이 첫 레지던스 섹터 투자를 성사시키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투숙객수 회복에 애를 먹고 있는 서울 CBD(종로·광화문권역) 내 노후 호텔을 물색 중이다. 국내에서는 레지던스 섹터가 생소한 탓에 LP(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리츠 시장 저변 확대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서울 CBD 권역에서 향후 코리빙 시설로 개발할 적합한 자산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의 리츠 사업 핵심 관계자는 "팬데믹 사태가 종식되고 관광 수요가 늘면서 호텔 산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아직 경영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호텔이 더러 있다"며 "서울 구도심을 중심으로 밸류애드(Value-Add‧가치부가) 전략을 적용해 코리빙 시설로 탈바꿈 시킬 만한 1~2성급 규모의 호텔이 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리모델링에 적합한 노후자산을 찾으면 사모형태의 '코리빙 리츠(가칭)'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당초 마스턴투자운용은 코리빙 리츠를 기존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자(子)리츠로 삼을 예정이었다. 지난 2월 공간 개발 전문기업인 유니언플레이스와 손을 맞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코리빙이 물류센터와 오피스에 특화된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별도 리츠에 편입시키로 방침을 바꿨다. 실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부동산펀드를 통해 ▲남프랑스 물류센터 ▲노르망디 물류센터 ▲인천 항동 스마트물류센터 ▲프랑스 크리스탈파크 오피스를 간접 소유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마스턴투자운용이 코리빙 리츠를 선보이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리빙을 포함한 레지던스 섹터에 대한 인식이 약한 터라 기관투자자들이 펀딩에 나서길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 선진국인 미국, 일본에서는 레지던스가 이미 주요 섹터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오피스, 물류센터에 대한 선호가 강한 편"이라며 "수익률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리빙을 앞세워 공제회, 연기금의 투자 집행 담당자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켠에서는 코리빙 개발이 국내 리츠 시장 저변 확대를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인기 섹터인 오피스와 물류센터가 각각 공급 제한과 공급 과잉에 직면해 있는 만큼 레지던스, 시니어하우징과 같은 신규 섹터가 부상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하우징의 경우 오퍼레이터가 부재할 만큼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블루오션이나 다름 없다"며 "몇몇 기관투자자 내부에서는 코리빙에 대한 내부스터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머잖아 레지던스 쪽에도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