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사진)가 매각이란 카드를 끝내 꺼내들지 주목된다. 올해 들어 오리온에 이어 글로벌 제약사까지 원매자로 거론되는 등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이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매각과 로열티 이슈 등을 두고 한창 저울질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6일 알테오젠 관계자는 "현재로썬 매각에 대해 가타부타 어떠한 입장도 공개할 만한 것도 할 것도 없다"며 "최근 얘기가 돌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로의 매각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알테오젠은 박순재 대표가 2008년 설립한 이후 2014년 12월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이다.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 특허를 세계 두 번째로 보유한 기업이다. 바이오 의약품을 피부로 넣는 기술이 높게 평가되는 만큼 알테오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컸다. 현재까지 알테오젠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추산이 어려운 판매액에 따른 로열티 수령 형태의 계약 2건을 제외한 나머지 2건의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무려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이 회사 경영권을 두고 바이오 사업 본격화를 추진하던 오리온이 관심을 드러냈던 부분도 같은맥락이다. 최종 무산되긴 했지만 당시 오리온은 박 대표의 지분 등을 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협상이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가 박 대표의 알테오젠 지분 등을 약 1조원에 사겠다며 관심을 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이 회사는 당초 알테오젠과 기술이전 등 사업적으로 엮여있었다. 알테오젠은 비독점적 계약으로 2020년 머크에 ALT-B4 플랫폼을 4조60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비독점 계약에서 독점계약으로 변경이 필요한 머크 입장에선 알테오젠 인수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번 매각설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분분한 상태다. 박 대표의 후계 문제도 있는 데다, 매각에 대한 박 대표의 의지가 높다는 해석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SC플랫폼 자체가 유망한 상황에서 그에 상응하는 금액이 아닌 이상 굳이 회사를 팔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머크는 2025년에 키트루다SC를 출시해 선제적으로 정맥주사(IV) 시장을 피하주사(SC) 시장으로 개편해 바이오시밀러를 방어할 예정이지만 머크는 알테오젠과 비독점 계약 상태다. 만약 타사에게 키트루다SC 바이오시밀러를 기술이전할 경우 머크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머크가 알테오젠과 독점 계약으로 변경 체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비독점 계약에서 독점계약으로 변경시 알테오젠의 기술가치는 급등할 수 밖에 없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독점계약이 이뤄진다면 알테오젠의 기술이전 가치는 4조6000억원이 아니라 완전한 재평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키트루다 SC 제품만 따져보더라도 (계약상) 78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에서 수조원 단위로 가치가 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올 초 딜사이트와의 통화에서  "SC제형에 대한 니즈가 늘어날수록 비독점 계약의 진면목이 들어날 것"이라며 "동일 타킷의 신약개발 기업이나,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은 알테오젠을 선택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