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기업 워트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수입 의존 품목 국산화에 성공한 기술력과 우수한 수익성을 갖춘 점을 투자 매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공모흥행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워트는 내달 5~12일 5영업일 동안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400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5000~5600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806억~902억원이다. 일반 공모청약은 같은 달 16~17일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워트는 지난 2004년 설립된 회사다. 반도체 공정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온도습도 공기조절장치(THC, Temperature & Humidity Control system)'다. THC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에 연결, 주변의 온도·습도를 제어해 제조 수율을 높인다. 그간 해외 수입에 의존했으나 워트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워트는 세메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구축, 최근 3년(2020~2022년) 연속 200억원대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도 20%를 웃돌며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회사는 탄탄한 사업 기반과 기술력으로 투자자 관심을 끌어모은다는 포부다.

시장에서는 워트의 공모구조에 시선을 모은다. 특히,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버행 이슈는 공모주식을 제외한 기존 주주 물량이 시장에 대거 유통될 수 있을 때 불거진다. 지분 차익을 노리는 기존 주주의 대규모 주식 매도로 상장 후 주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워트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은 33.93%(547만주)다. 이 중 공모주식 388만주(우리사주조합 12만주 제외)를 뺀 기존주주 물량 비중은 9.86%(159만주)에 불과하다.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이 지난해 말 기준 지분 86.75%를 보유한 덕분이다. 워트는 외부 투자유치 없이 자력으로 성장해 경영진의 지분 희석이 적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는 점도 주목된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 재개로 워트가 수혜를 입을 수 있어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신규 공정과정 진출에 따른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반도체 공정장비 기업 아이엠티가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확정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IB업계 관계자는 "유통 가능 물량이 30%대로 많지 않은 데다 기관투자가들의 의무보유 확약 규모에 따라 수치가 더 줄어들 수 있어 오버행 이슈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신규 사업 수주 등 주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