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몸값을 둘러싸고 원매자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올 3월에 이어 재차 유찰될 위기에 처한 까닭이다. 보령은 원만한 결과를 위해 협상을 지속하고 있단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보령 측이 당초 매각 대상이던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100%중 일부만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치 않고 있다.

30일 보령 관계자는 "매각 작업이 지금도 진행 중이라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진 않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화인자산운용과의 협상기간이 끝났고 좋은 결과를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며 "예정보다 늦어지곤 있지만 (매각에 대한) 의지가 여전한 만큼 원만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보령은 동원산업과 진행되던 매각 절차가 무산된 지 3개월 만인 지난 6월 화인자산운용을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100%로,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시장은 추정해 왔다. 그러나 양사는 4주간의 실사가 끝난 지난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못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몸값을 놓고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보령바이오파마의 몸값이 너무 고가에 형성돼 있다는 우려가 일각서 제기돼왔다"며 "(매각 작업 장기화는)몸값외 다른 부분에 대한 문제도 있겠지만 2020년 시리즈B투자를 받을 당시 기업가치가 4200억원이었는데 회사측에선 프리미엄까지 더 6000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타진했던 동원산업 또한 이 같은 가격 문제 때문에 불발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령이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100%가 아닌 일부만 매각할 수도 있단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예컨대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만 매각하는 식이다. 보령이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오너 3세 김정균 대표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주사 지분 매집에 필요한 자금 마련과 무관치 않단 이유에서다.

실제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파트너스로, 지난해 기준 69.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김정균 대표는 보령파트너스 지분 100%도 보유 중이다. 종전보다 금액은 줄긴 하겠지만 보령파트너스가 들고 있는 지분만 매각해도 김 대표 입장에선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보령 관계자는 "매각 절차라는 게 원래 단기간 되는 것이 아니다. 장기화되는 이유를 언급하기 어렵지만, 화인자산운용이 됐든 다른 곳이 되든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은 어렵지 않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매각 대상 축소 등은 검토할 수 있는 여러 방안중 하나겠지만, 현재는 화인자산운용측과의 협상이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