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애큐온저축은행이 이사회 구성에 소폭 변화를 줬다. 지난달 말로 임기가 종료된 김경석 전 사외이사를 대신해 최근 송병운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송 사외이사는 과거 에프앤가이드 ESG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진다. 

애큐온저축은행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작업대출 관련 중징계를 받았다는 점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근 송병운 피데스어드바이저리 부대표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송 사외이사의 임기는 내년 7월 31일까지다. 송 사외이사는 이사회 위원, 보상위원회 위원장, 감사위원회 위원, 위험관리위원회 위원 등의 업무를 맡는다.

1969년생인 송 사외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경제학 석사, 가톨릭대 재무회계 박사 과정을 거친 회계 전문가로 알려진다.

◆ 4700억대 작업대출 '기관경고' 중징계…신사업 진출 차질

송 사외이사는 국내에서 ESG전문가로도 평가되고 있다. 과거 한국신용평가 건설평가팀장, 금융평가본부장, 평가정책본부장, 에프앤가이드 ESG센터장 등을 지냈다. 또 금융감독원 회계심의위원회 위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업평가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이 ESG 전문가로 알려진 송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을 두고, 대규모 작업대출에 따른 금융당국의 행정처분에 대한 후속 대응 성격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천억원 규모의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부당하게 취급한 혐의로 '기관경고' 등 중징계를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6월 사이 사업자 주택담보대출 1095건, 4719억8500만원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심사 및 분석업무 등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대출금에 대한 차주의 용도외 유용을 지속적·반복적으로 초래한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사실로 인해 애큐온저축은행에는 ▲기관경고 ▲퇴직자 위법·부당사항(주의적경고 상당) 1명 ▲정직 3월 1명 ▲정직 1월 1명 ▲감봉 3월 3명 ▲퇴직자 위법·부당사항(감봉 3월 상당) 2명 ▲견책 8명 ▲주의 7명 ▲퇴직자 위법부당사항(주의 상당) 1명 등 대규모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지난 5월 퇴직한 이호근 전 대표는 '주의 처분'을 받았다.

기관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 정지 ▲시정명령 ▲기관 경고 ▲기관 주의로 분류되며 '기관 경고' 이상을 중징계로 본다. 기관 경고를 받은 금융사는 향후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 대주주 EQT파트너스, ESG경영 평판 훼손

이번 '작업대출 중징계' 건은 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 이미지 훼손 등으로 기업경영 전략에 적잖은 타격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상위 지배기업인 EQT파트너스가 그간 ESG경영 기조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지난해 애큐온캐피탈의 최대주주인 베어링프라이빗에퀴티아시아(베어링PEA)는 스웨덴계 사모펀드 EQT파트너스로 인수됐다. 이에 따라 애큐온저축은행의 최상위 지배기업도 EQT파트너스로 변경됐다.

EQT파트너스는 ESG경영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해 애큐온캐피탈은 ESG경영팀을 신설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해 왔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최상위 지배기업 변경 직후 지난해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경영 확대 기조를 보여왔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올해 7월 두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작업대출에 따른 중징계 여파로 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 평판 훼손, 사업다각화 제한, 모회사인 애큐온캐피탈의 매각 차질 등 부정적인 관측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사외이사의 합류는 애큐온저축은행 이사회에 ESG 관련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애큐온저축은행은 송 사외이사를 제외한 기존 사외이사 4명에 대해 1년 연임을 결정했다. 연다예 BPEA EQT 한국투자 대표와 이중무 애큐온캐피탈 대표 등 기타비상무이사 2명도 향후 1년간 직무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