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한진의 주력사업인 택배부문 수익률이 0%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경쟁구조와 늘어나는 원가부담 탓이다. 이에 한진은 내년 개장 예정인 대전메가허브터미널 등 택배 효율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돌파구를 만들어갈 방침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의 올 2분기 택배부문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0.4~0.5% 수준에 그친다. 팬데믹 기간에는 비대면 쇼핑 특수로 4% 초반까지 치솟았지만 작년 2분기부터는 매 분기 0~1%대에 머물고 있다.

마진 축소 배경에는 택배원가 부담 확대가 꼽힌다. 택배단가 인상에도 택배근로자 처우개선을 위한 비용 지출, 간선운임 인상, 물류설비 투자비용 등으로 인한 고정비 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2020년 91.5%에서 2021년 92.3%, 지난해에는 92.4%로 해마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기존 압도적 사업자인 CJ대한통운에 이어 쿠팡,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경쟁사 또한 대규모 투자로 물류 처리량을 확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택배사업은 단가를 현실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다수 업체가 지속적으로 물류 투자도 벌이고 있어 영업이익률을 끌어 올리기 매우 어렵다"며 "대규모 투자로 물류 능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효율화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만 그나마 3% 수준 정도의 이익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진은 대전메가허브터미널, 휠소터, 차세대 시스템 등에 투자해 마진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진은 내년 대전메가허브터미널이 준공된 후 부터는 물류 효율화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메가허브터미널은 한진이 국내외 물동량을 확보하고 효율성 개선을 위해 구축하는 곳이다. 투자금만 2800억원에 달한다. 예정대로 내년 이 곳이 개장되면 한진은 일 평균 288만박스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터미널에는 화물을 자동으로 판별하는 AI솔루션은 물론 3D 자동 스캐너, 택배 자동 분류기 등의 최첨단 설비가 구축된다. 한진은 현재 서울, 대전 등 전국 11개 허브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전메가허브터미널이 완공되면 택배 물량을 이 곳에 집결 후 처리하는 방식인 '허브 앤 스포크' 배송 체계가 강화된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은 물론 경유지 수 최소화에 따른 운영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진이 현재 진행 중인 투자에는 택배 서브 터미널 휠소터(투자규모 462억원), 차세대 한진택배 시스템(265억원)이 있다. 휠소터를 통해서는 택배 자동화와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차세대 한진택배 시스템을 통해선 IT 운영체계를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한진 관계자는 "이제 택배 사업에서 대규모 시설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터미널 구축 등 효율화를 통해 소화할 수 있는 케파를 늘려 나가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이커머스 등 해외에서도 물량을 확보해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