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티인베스트먼트(이하 티인베스트)가 현재 조성 중인 '재도약 펀드'를 400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벤처투자에 이어 경기도 및 서울시를 출자자(LP)로 추가 확보하는 등 원활한 펀드레이징을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2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티인베스트는 현재 조성 중인 재도약 펀드의 규모를 400억원으로 늘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모태펀드 2023년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중기부 계정 재도약 부문 위탁운용사(GP)로 최종 선정돼 해당 펀드를 조성하게 됐다.

티인베스트가 한국벤처투자에 제안한 펀드 결성 규모는 320억원이다. 한국벤처투자는 당초 재도약 펀드의 결성 목표액을 267억원으로 설정했으나, 티인베스트가 더 많은 금액을 적어내면서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GP 자격을 따냈다.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를 통해 재도약 펀드에 160억원을 출자한다.

티인베스트는 펀드 조성에 돌입한 이후 정부 출연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주관하는 정책펀드 출자사업에서 잇따라 GP로 선정됐다. 경기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경기도 G-펀드' 사업을 통해 50억원의 출자를 이달 확약받았다. 

같은 시기 서울시청 산하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창업지원 사업에서 20억원을 매칭(matching)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시 구로구청의 창업펀드 사업 GP로 낙점돼 10억원을 확보했다.

다수의 공공기관 및 지자체를 LP로 확보했지만 대신 펀드의 운용 난이도는 높아졌다. 각 기관들이 제시한 출자조건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주목적 투자조건으로 약정총액의 60%를 ▲폐업한 기업의 대표이사 및 주요주주(지분 10% 이상)가 재창업한 회사 ▲지난해 매출·영업이익이 2021년 대비 15% 이상 감소한 기업 등에 투자할 것을 제시했다.

경기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관내 북부 지역에 소재한 중소·벤처기업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라는 조건을 내세웠다. SBA도 매출·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한 서울 소재 벤처기업 등에 40억원 이상을 집행할 것을 명시했다. 구로구청이 제시한 출자조건도 관내 중소·벤처기업에 20억원 이상을 집행하는 것이다. 네 기관이 제시한 기준수익률은 3~5%다.

대신 투자처 발굴은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여파와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법인 회생·파산 접수는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한 519건을 기록했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임형규 투자1본부장이 맡는다. 임 본부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한 베테랑으로 한국기술투자(현 SBI인베스트먼트) 이사, 대경인베스트먼트 이사, 아이디벤처스 투자본부장(전무) 등을 역임했다. 임 본부장의 이력과 티인베스트의 운용 철학 등을 고려하면 LP가 제시한 투자조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4차산업 관련 기술벤처 등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티인베스트는 2018년 기술투자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사명의 머릿글자인 티(T)는 '테크놀로지'를 뜻한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에코프로비엠 ▲제일기공 ▲솔루스첨단소재 ▲PI첨단소재 등이 있다. 경영 성과도 좋다. 현재 11개의 벤처펀드 및 사모펀드(PEF)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 펀드를 통해 지난해 약 33억원의 관리보수를 획득, 1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