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올해 5월 2일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OCI㈜가 첫 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OCI는 이차전지 소재와 반도체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주축으로 오는 2027년 매출 4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OCI는 올해 2분기 매출 3442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2분기 잠정실적은 OCI가 지주사 OCI홀딩스와 사업회사 OCI㈜로 분할된 후 지난 5~6월 두달만 집계한 실적이다. 

전기 및 전년 동기 실적과 증가율은 별도로 기재하지 않았지만 비교 편의를 위해 계산한 2분기 추정 매출은 5126억원, 영업이익은 30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34% 감소한 수준이다. 정기보수와 분할 관련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결과다. 

사업별로 보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베이지 케미칼 부문은 매출 228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3%, 28% 증가했다. 일부 제품이 정기보수에 들어갔으나 전 품목 대부분이 안정적 실적을 시현했다는 분석이다. 

카본케미칼 부문은 판매량 감소와 제품가격 하락으로 부진했다. 2분기 매출은 2850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각각 18%, 51% 줄었다. 포항공장과 광양공장이 정기보수를 실시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OCI는 출범 후 처음으로 재무상태표도 공개했다. 자산총계는 1조9872억원이며 유동자산은 1조280억원, 비유동자산은 9592억원으로 구성됐다. 부채총계는 1조331억원, 자본총계는 954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08%를 기록했다. 

분할 후 OCI는 배터리 소재와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집중하는 성장전략을 취하고 있다. 우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일본 도쿠야마와 내년 상반기 말레이시아에 합작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1만1000톤이며 2026년 상반기 준공목표다. 

이차전지 특수소재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날 OCI는 영국 넥세온사와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재료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 충전시간 단축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OCI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 5년간 7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용 소재(SiH4)를 넥세온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의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 공장은 현재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인산 등을 생산 중인 군산공장 유휴부지를 활용해 연산 1000톤 규모로 설립한다. 연내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OCI는 포스코퓨쳐엠과 손잡고 올해 4분기부터 음극재용 코팅제인 고연화점 피치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산, 과산화수소, 전구체 등 반도체 소재 사업 확대도 추진 중이다.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유신 OCI 사장은 "첨단소재 기업 OCI와 글로벌 실리콘 음극재 기술력을 보유한 넥세온 양사가 강점을 극대화해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OCI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과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OCI는 2027년 4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 대비 60% 늘린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 목표는 71% 증가한 3769억원으로 잡았다.  

김 사장은 "OCI는 전통적인 케미칼 회사에서 반도체 소재와 이차전지 소재 업체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OCI를 믿고 지켜봐 주신다면 전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