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이것이 무엇인고, 와우", "항상 새로운 놀라움을!"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UV 코팅 공정을 더한 라미나 강판 전용 생산라인인 'S1CCL(Special 1CCL)'이 준공된 2021년 부산 동국씨엠 공장을 방문해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장 부회장은 당시 시험 삼아 생산한 무(無) 코팅 친환경 신(新) 컬러강판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지난 21일 기자가 방문한 부산 동국씨엠 공장에선 브라질 가전업체가 주문한 냉장고 문짝에 사용할 라미나 강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지난 2019년 동국씨엠이 개발한 스테인레스 대체 라미나 컬러 강판은 미주 지역에서 주로 찾는다.

 

동국씨엠은 타 철강사에서 들여온 핫코일을 가공해 컬러 강판을 만든다. 핫코일을 저장해두는 장소에 도착하자 두루마리 화장지와 똑 닮은 대형 핫코일 수십 개가 놓여 있었다. 

핫코일의 겉면에는 각종 이물질이 묻어있는데 이를 깨끗하게 닦아내는 과정이 강판을 제조하는 첫 단계다. 품질관리팀 김덕민 부장은 "피클링 탱크라는 곳을 지나갈 때 염산을 분사해 제품의 표면에 산화된 것을 말끔하게 지우면 회색의 핫코일로 변한다"라고 설명했다. 

그 이후 종잇장처럼 얇게 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공정을 'TCM(연속산세압연라인)'이라 한다. 둘둘 말려있던 핫코일이 일자로 펴져 컨베이어벨트 위를 오가는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수요가들이 원하는 두께로 얇게 펴고 옆면을 정교하게 잘라 다시 돌돌 말면 중간 소재인 '풀하드'가 만들어진다. 아주 딱딱하다고 해서 풀하드로 불린다. 풀하드를 다 풀면 길이가 6000~7000m 정도 된다고 한다. 

무인 크레인이 다음 공정이 이뤄지는 작업장까지 풀하드를 안전하게 옮겨준다. 풀하드 겉면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들이 적혀 있다. 두께와 무게 등을 기재한 것이라고 한다. 

만들어진 풀하드에 아연을 묻히고, 굳히는 과정을 보기 위해 5CGL 생산 라인을 방문했다. 먼저 비눗물을 뿌려 깨끗하게 닦는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이어 딱딱한 풀하드를 부드럽게 만들도록 열처리를 한다. 공장에 도착하자 후덥지근한 온도에 안전모를 쓴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갔다. 윤활유로 사용하는 압연유 냄새가 코를 찔렀다. 

4층 높이의 시설물에서 풀하드가 풀려 내려오자 850도의 온도로 가열하기 시작했다. 이어 쿨러 과정에서 식혀진 철판에 아연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했다. 회색이었던 철판이 아연을 입자 은빛으로 변했다. 

은빛의 철판에 컬러를 입혀야 '컬러 강판' 완성품이 된다. 기자가 방문한 생산라인은 가장 최근에 준공한 'S1CCL'이다. 이곳에선 색상·무늬·질감을 입힌 '라미나필름'을 붙여 라미나 강판을 만든다. 동국씨엠은 연간 4만톤의 라미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강판 제조 시설 옆에는 라미나 필름을 생산하는 생산 라인 'FCL'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은빛의 철판은 S1CCL로 이동해 자외선(UV) 코팅 공정을 거친 철판이 컨베이어벨트를 위에서 옮겼고, 라미나 필름이 위에서 떨어져 철판에 찰싹 붙었다. 이 합지 과정을 마치면 라미나 강판 제조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다. 시트 형태로 잘라진 강판은 브라질 가전 업체로 보내져 향후 냉장고 문짝으로 재탄생한다.

주장한 부산공장장은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다 보니 미주, 호주를 넘어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현재 컬러강판 85만톤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100만톤 생산 체제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