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일동제약그룹 오너 3세가 지배력 강화엔 성공했지만 실적 개선이란 과업과 직면했다. 혁신적인 연구개발(R&D) 성과를 앞세워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규모의 토털 헬스케어기업으로 발돋음하겠다는 비전은 아직 달성하지 못한 까닭이다. 일동제약은 일단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모멘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단 입장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6377억원의 매출과 7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3.8%, 영업손실은 32.4% 증가한 금액이다. 순손실도 같은 기간 1010억원에서 1422억원으로 40.8%나 급증했다.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비용 증가와 함께 당뇨병 신약의 해외 임상 등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 들어서도 1분기 매출액 1460억원, 영업손실 148억원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사는 일동제약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는 오너 3세인 윤웅섭 부회장이 지난해까지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던 점과 무관치 않다. 

윤 부회장은 1967년생으로 창업주 고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자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의 장남이다. 일동제약에는 2005년에 상무로 입사한 이후, PI팀장·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 2014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부회장은 2016년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실상 최대주주 자리도 꿰찼다. 윤 부회장이 지분 90%를 보유한 개인회사 씨엠제이씨를 기점으로 씨엠제이씨→일동홀딩스→일동제약 등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던 것.

윤 부회장은 이와 함께 연구개발 강화 및 성과를 앞세워 호실적(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도 언급했다. 당시 간판 제품인 아로나민류 등 꾸준한 성장세는 물론, 국내 신약 28호이자 일동제약 1호 신약인 만성B형 간염치료제 '베시보' 개발 성공으로 고조된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부회장은 이 같은 비전 달성을 위해 연구개발비도 한층 증액했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해 호실적을 거두겠단 복안이었다. 실제 2018년 546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는 5년만인 지난해 1251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기간 매출대비 연구개발 비중 또한 10.9%에서 19.6%로 8.7%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는커녕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나아가 당뇨신약 등 10여개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이다 보니, 추가적인 자금까지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인 '조코바' 또한 엔데믹 시대와 맞물려 승인허가는 물론 상품화 시기조차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일동제약이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등 쇄신작업에 돌입한 점과 함께 보유중인 파이프라인의 조기 라이선스아웃(기술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단 점을 근거로 실적 반등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개발을 마친 '조코바' 또한 조만간 국내 허가를 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까지 더해 윤 부회장의 비전 달성도 이뤄낼 것이란 전망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도 "자체적인 과제 수행은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발굴·개발할 것"이라며 "기술 이전 등을 통한 수익 실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