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가치투자의 대가'로 통하는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가 한국의 워런버핏을 꿈꾸는 Z세대(1990년대 중반~ 2000년대 초반 출생)를 만나 도전정신을 고취시켰다. 친구이자 동업자인 김민국 대표와의 인연으로 오늘날 독립계 운용사를 일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뜻이 맞는 동료를 찾아 금융투자업계 본무대에 뛰어들 것을 주문했다.

최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 5회 사모펀드 콘서트'에서 "창업을 결심했던 대학생 시절에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일천하다는 이유로 (창업을) 주저했더라면 과연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란 생각을 종종한다"며 "혼자 무언가를 하려하기 보다는 함께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동료를 찾은 뒤 기회를 포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27년차 주식쟁이"라고 소개한 최 대표는 1996년 서울대 경영학과 입학과 동시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대학교 3학년 신분이던 2002년 3월에 가치투자 바이블로 통하는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을 펴냈다. 또 이듬해인 2003년에는 대학 동기인 김민국 대표와 회사의 전신이 되는 VIP투자자문를 세웠다. 최 대표는 '함께의 가치'를 알려준 김 대표와의 인연에 대해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 대표는 "MBTI가 ISTJ다 보니 개인투자를 할 생각이었는데, 외향적 성향이 강한 김민국 대표가 나를 스믹(SMIC‧서울대 투자동아리)으로 이끌었다"며 "동아리에 들어가 보니 혼자일 때 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구나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했다. 특히 경제 정보지인 '대학경제신문'을 창간한 경험을 각별히 여겼다. 그는 "대학생 경제지를 가장한 '찌라시'라 다름 없었다"면서 "소위 말하는 '계단타기'를 하며 여의도에서 광고 영업을 했는데 2년 정도 지나고 나니 구독자도 생기더라"고 회고했다.

투자자문사를 설립한 배경에 대해서는 제도권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른바 비제도권 필드인 '부티끄'에서 활동할 생각이 없었다"며 "투자자문사 라이센스를 취득하려면 당시 최저 자본금이 30억원이 필요했는데, 다행히도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정주 전 넥슨 회장의 도움을 받아 창업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문사로 출범한 VIP는 2018년 6월 사모 운용사 전환을 거쳐, 지난해 7월 공모 영역으로 반경을 넓혔다. 올해 초 선보인 'VIP 더 퍼스트'(VIP the first)는 판매가 개시된지 하루 만에 완판되며 성공적인 공모 데뷔전을 치렀다.

최 대표는 "올해로 회사가 설립된지 20년이 됐는데,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외국인 고객도 생기고 비즈니스 영역도 사모에서 공모로 확장되는 도전과 환희의 연속이었다"며 "우리 사회는 젊었을 때의 실수나 실패에 대해서는 관대한 만큼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사모펀드 콘서트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시장 전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에는 최 대표 이외에도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박경배 마스턴투자운용 전무 ▲손진영 케이디비인프라자산운용 본부장이 참석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0여명의 학생들과 소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