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인도가 웹3.0의 새로운 허브로 부상하자 국내 블록체인 업계가 눈독 들이고 있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블록체인 전문투자사인 해시드다. 해시드는 인도의 기술 친화적인 국민성과 뛰어난 디지털 인프라를 높게 사며 인도가 신흥 시장에서 웹3.0의 주도권을 잡기에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해시드 이머전트는 '인도가 신흥 시장에서 웹3.0 채택을 주도하는 이유' 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경제적 성장과 광범위한 인터넷 보급, 기술 친화적인 국민성 등을 꼽으며 인도 시장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먼저 주목한 것은 인도의 성장률이다. 인도는 GDP 성장만 봐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 데이터 분석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2023년 실질 GDP 성장률 1위는 인도로 5.89%다. 그 뒤로 중국(5.24%), 인도네시아(4.95%), 미국(1.58%)이 뒤따랐다.

인도의 광범위한 인터넷 보급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포인트다. 인도는 약 7억8000명이 인터넷을 사용할 만큼 인터넷 보급률이 높다. 이는 미국 인구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스마트폰 사용 인원도 많다.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6억명이 넘는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도 7.3시간으로 길다. 이는 세계에서 3위인 수치다. 이를 통해 인도는 디지털 결제 및 가상자산에 익숙한 사용자층을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인도의 기술 친화적인 문화는 웹3.0 발전에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는 공학대학 진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기술 인재가 많다. 2023 인도 대학 순위에 따르면 1위는 '인도 공과대학교(IIT)'다. 이 외에도 공학대학이 상위 순위를 다수 차지할 만큼 기술 교육 열풍이 뜨겁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우호적인 인도 정부도 웹3.0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은행, 의료, 농업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사례를 모색하고 있다. 인도의 최고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NITI Aayog'는 블록체인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범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산하에 블록체인 기술 우수센터가 설치돼 블록체인과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협업도 장려된다.

인도의 웹3.0과 웹2.5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웹2.5는 기존 산업과 웹3.0 기술이 접합된 중간 단계 사업을 의미한다. 지난해 4월까지 인도의 웹3.0 생태계에 집행된 투자 금액은 13억달러(약 1조6839억원)다.

해당 요소들이 맞물려 인도에 웹3.0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2022년 기준 인도에는 4개 유니콘 기업과 450개 이상의 웹3.0 스타트업들이 생겨났다. 웹3.0 스타트업들은 탈중앙화 금융, 게임, NFT, 메타버스 등에 집중하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온체인 조율 방식을 통한 탈중앙화 커뮤니티 등도 등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인도의 웹3.0 프로젝트는 폴리곤이다. 3명의 인도 기업가가 세운 폴리곤은 개발자와 투자자들에게 사랑받는 퍼블릭 체인이다. 폴리곤은 멀티체인 시스템으로 여러 블록체인과 네트워크의 상호 연결을 지원한다. 폴리곤은 가상자산 전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제공하는 시총 순위 12위에 자리할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탁근 해시드 이머전트 대표는 "인도는 웹2.0과 웹 3.0 관계없이 매력적인 투자 시장"이라면서 "인도는 공대 친화적인 나라일뿐만 아니라 영어를 사용해서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또 인도 창업가의 높은 야망은 인도인이 웹3.0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크게 기여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