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제일건설이 주도하는 청량리정신병원 부지 개발사업에 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긴급 자금이 투입됐다. 시행사업자가 기존에 짊어진 차입금의 대출이자 지급 시점에 자금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량리전신병원 부지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동대문어반피에프브이(PFV)에 20억원의 자금이 수혈됐다.

이달 16일 특수목적회사 위드지엠제이십이차가 동대문어반피에프브이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ABSTB)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한 자금 20억원은 동대문어반피에프브이에 후순위로 대출했다. 만기일은 유동화증권의 발행일로부터 3개월 뒤인 올해 9월 14일이다.

동대문어반피에프브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협은행 외 3개사를 대주단으로 하는 800억원의 차입금이 있다. 또한 지난해 제일건설이 대출해 준 45억원까지 더하면 총 845억원의 차입금이 존재한다. 이자율은 대체로 높은 편인데 대주단 중 가장 많은 금액인 500억원을 대출한 농협은행은 연 6.41%, 지난해 추가로 대출해준 제일건설은 무려 연 10%에 달한다.

제일건설이 대출해준 45억원은 인근 부지의 추가매입에 사용했다. 동대문어반피에프브이는 2021년 680억원 규모의 청량리정신병원 부지를 매입했고, 이어 지난해 추가로 대출받은 자금을 활용해 인접부지를 52억원에 사들였다.

동대문어반피에프브이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46번지 일대에 위치한 청량리정신병원의 재개발을 위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다.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일건설 58.46%, 도담에스테이트 17.40%, 디밸로퍼스랩 11.60%, 플레이노 7.54%, 교보증권 5% 등으로 구성됐다.

해당 부지는 1945년 8월에 청량리뇌병원을 설립해 영업을 시작했고, 이후 1980년 청량리정신병원으로 개칭해 운영해 왔다. 그러다가 2018년 3월 청량리정신병원의 경영 악화로 문을 닫았다. 건물과 부지를 3년간 방치하다가 2021년 5월 제일건설이 부지와 건물을 모두 사들였다.

지난해 말 기준 건설용지의 평가액은 782억원에 달한다. 부지 매입에 들어간 비용 725억원 대비 평가액이 57억원 증가했다.

당시 개발 부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 이하), 제3종일반주거지역 혼재지역이었으나 올해 4월 제6차 서울특별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제2종일반주거지역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 결정고시를 통해 확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당 부지에는 지하 4층에서 지상 20층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238세대) 및 오피스텔(18세대), 근린생활시설 건립이 가능해졌다. 추가로 노인복지관과 주민편의시설은 공공기여로 설치할 예정이다. 동대문구에 따르면 노인복지시설은 건축물의 지하에 위치하고 동선도 분리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부개발계획 결정을 통해 대규모 유휴부지를 주거 및 어르신 맞춤형 생활복지 거점으로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청량리 광역중심지에 걸맞은 지역환경 개선 및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