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코오롱의 이사회 부문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경영진에 대한 경영감독 기능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4일 코오롱의 2022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중 7개를 지켜 준수율 47%를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감사기구 부문에서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전문가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 2개 항목을 새로 추가했다. 이에 감사기구 부문 준수율은 80%로 집계됐다. 

주주 부문은 4개 중 2개 항목을 준수해 50%를 달성했다. 전년도와 동일하게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2개 항목이다. 

반면 핵심지표 준수율이 가장 낮았던 항목은 이사회 부문이었다. 총 6개 항목 중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라는 항목 1개만 준수했다. 이사회 부문은 전년도 보고서와 비교해 개선된 항목이 없었다. 이에 따라 준수율은 17%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 및 운영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및 이행 여부 등은 미준수 항목으로 남았다. 

코오롱은 현재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다만 최고경영자 승계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부통제정책 운영에 대해서는 "법적자격 요건을 갖춘 준법지원인 선임으로 준법경영 및 내부회계관리규정, 공시정보 관리규정, 감사의 직무규정 등을 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운영제도도 도입하지 않았다. 코오롱은 안병덕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안 부회장이 겸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향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운영 등 미준수 사항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될 경우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집중투표제 채택도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수주주의 의견반영을 위해 필요시 도입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코오롱은 횡령, 배임 혐의가 불거진 자를 임원으로 선임한 사실이 없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지도 않았다. 코오롱은 "법규 위반으로 행정적·사법적 제재를 받았거나 그 집행을 면제받은 경우 등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 권익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해 주주총회에 후보자를 상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추가적인 개선 가능성이 있다. 관련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어도 내부적인 제어장치는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코오롱에서도 이사회 부문의 경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사회 부문 미준수 핵심지표 사항은 회사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개선 가능성이 높은 항목을 대상으로 핵심지표 준수를 위한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준수율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