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SK이노베이션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2021년 80%에서 지난해 73%로 하락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규율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의무 공시제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15개 중 11개를 달성해 준수율 73%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전년도에 비해 미준수 항목이 1개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이 미진했다. 지난해 개최한 제15기 정기 주총은 4주 전에 소집 공고를 올렸으나, 올해 초 열린 제16기 정기 주총에서는 주총 22일 전에 관련 안내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주총 안건이 미확정돼 소집공고가 늦어졌다"며 "SK이노베이션은 지주사이기에 8개 자회사의 각 사업장에 안건을 확인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등 3개 지표가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미준수로 분류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회사에서 정책적으로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며 주주 권리를 보호했기에 중복해서 여타 항목들까지 준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준수 항목들에 대해서는 매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집중투표제는 정관에서 배제한 사항이라 내년에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2인 이상 이사를 선임할 때 소수 주주의 의견을 대변하는 자를 선임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의 경우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고 해석해 오너 일가 등 사측에서 채택을 꺼리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