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딜사이트 취재 결과, KCC글라스는 지난 1분기 서울 중구 을지로 부근에 446억원 규모의 빌딩을 매입했다. KCC글라스 측은 영업거점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건물 1층은 홈씨씨인테리어 매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KCC글라스가 강북에 처음으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다. 이번에 오픈을 하게 되면 전국에 있는 홈씨씨인테리어 매장 9개에 이어 10번째 매장이 된다. 오픈 시기는 임대인들과 협의가 필요해 아직 미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불경기가 뚜렷한 상황에서 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외부 차입 없이 전액 현금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이다. KCC글라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541억원에서 올해 1분기 816억원으로 줄었다. 세 달 만에 1725억원의 현금을 사용한 것이다. 

KCC글라스의 실적도 하락세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786억원, 영업이익은 149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8.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52.4% 줄어들며 반토막났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부동산 매입에 416억원을 사용했고 1309억원은 금융상품 등 금융자산에 투자해 유동금융자산으로 전환해 운용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부동산 매입은 서울 중구에 매장과 영업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며 "지역을 강북으로 선정한 이유는 아직 강북에 KCC글라스 매장이 없고, 건설사들이 많이 있기에 협업하기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CC글라스가 400억원 넘는 현금을 동원해 이번에 건물을 매입한 배경에 대해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현재 가격이 저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한다. 추후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KCC글라스가 1층 홈씨씨인테리어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층을 '강북 사무소'로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KCC건설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KCC글라스가 계열분리의 일환으로 영업거점을 다변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나머지 층을 임대 주는 방법도 존재하겠지만, 올해 3월말 기준 KCC글라스의 전체 임직원 수는 1974명(직원 1930명+임원 44명, 소속외근로자 535명 제외)에 달한다"며 "이중 여주·전의·아산·덕소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제외하면 직원수가 1000명 안팎으로 줄기에 본사 이전 혹은 강북 사무소 개소 후 일부 인원 이동 가능성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짚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본사 이전과 관련해서 현재 논의 중인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