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효정 기자] 구글의 '픽셀폴드'가 글로벌 폴더블 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첫 폴더블 폰인 '픽셀폴드'를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폴더블폰 경쟁 시장에 뛰어들었다. 

픽셀폴드는 구글의 첫 폴더블폰이다. 픽셀폴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4와 비슷한 형태를 취하면서도 좀 더 얇은 두께, 더 넓은 화면을 채택했다. 

업계는 구글의 픽셀폴드가 폴더블 폰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가져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폴더블 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80%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지위를 선점하고 있다. 가격대도 1799달러로 한화로 하면 약 237만원에 이른다. 갤럭시Z폴드4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 199만8700원, 512GB 모델 211만9700원으로 픽셀폴드가 가격경쟁력에서도 조금 뒤처진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이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1~2% 정도였다. 폴더블폰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면서 "구글에게 있어 픽셀폴드 출시는 폴더블폰 시장경쟁에 진입했다는 의의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폴더블폰 시장 경쟁에 합세하면서 삼성전자는 내심 웃음을 던지고 있다. 경쟁사 등장으로 향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줄 것이고 치열한 경쟁 상황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폴더블폰 시장을 보면 경쟁사의 등장은 곧 시장 성장을 의미해 향후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주력이 될 수 있고,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까지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운다는 구상이다. 폴더블폰이 향후 스마트폰의 대세가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3년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2200만대 수준으로 2022년(1420만대)보다 5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까지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하지만 구글에 이어 애플도 폴더블폰에 시장 진입을 노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선두에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는 정해진 미래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지난 2월 27일(현지시각) 'MWC 2023'이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갤럭시S23 미디어 브리핑에서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한다면 굉장히 환영할 일이다"라며 "우리가 연 시장의 가치를 중국에 이어 애플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불화설이 제기됐다. 하지만 구글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에릭 케이 구글 엔지니어링·플랫폼·에코시스템 부문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구글 간의 협력관계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한 것. 

케이 부사장은 당시 "삼성과 구글의 파트너십은 혁신적인 소프트웨어의 제작과 최신 하드웨어의 개발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트너십에서는 많은 영역이 있고 일부 영역에서는 경쟁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구글과 삼성은 서로 투명하게 오픈을 하는 매우 강력한 파트너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