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교보증권이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달성하며 '위기' 앞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시장금리가 떨어진 상황을 활용해 운용사업 부문(자기매매업)의 흑자 전환을 이끌어낸 점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축소했지만, 정통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을 크게 늘려 실적 대응에 성공했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차액결제거래(CFD) 손실 규모도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관리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 분기 최대 순익 달성...자산운용 역량 부각

교보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643억원, 순이익 542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113% 각각 증가한 수치다.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등 내실이 있는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이 부각된다. 분기 호실적은 주식, 채권 등을 운용하는 자기매매업 사업 부문의 '흑자전환' 덕에 달성할 수 있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자기매매 부문에서 5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3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위탁매매 사업부문의 성과도 호실적을 견인한 요인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위탁매매 부문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29억원) 대비 5배가량 급증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금리 하락으로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자산운용 실적과 보유자산 평가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며 "자기매매 사업 부문 호실적이 분기 최대 실적을 견인한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PF 사업 위축? 정통 IB 사업력으로 '만회'…CFD 리스크 선제 대응

교보증권은 지난해 촉발된 부동산PF 부실화 우려를 자력으로 해소해 나가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통 IB 부문의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PF 수익의 감소분을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교보증권의 증권 및 채권 주관·인수 수수료 수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36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1분기 스팩합병(교보10호-코스텍시) 관련 수수료 수익을 실현했고, 금융채와 일반회사채를 중심으로 채권 주관·인수 업무에서 성과를 냈다. 반면 1년새 부동산PF 등 금융자문수수료 분기 수익은 176억원에서 73억원으로 줄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은 그간 스팩 상장을 꾸준히 주관해 왔는데, 올해는 3년만에 일반 기업의 IPO 주관 실적을 쌓았다"며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증권사이기 때문에 PF 사업 위축에 따른 실적 타격이 다른 경쟁사 대비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CFD 미수채권 손실 '공포'에서도 한발 벗어났다. 3월말 기준 교보증권의 CFD 잔액은 6180억원인데, 이 중 반대매매로 인한 미수채권 규모는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덕분에 관련 손실이 회사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던 셈이다.

교보증권은 고위험 상품인 만큼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CFD 계좌는 대면 개설을 원칙으로 하는 등 판매에 주의를 기울여 왔다는 설명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비대면으로 CFD 계좌 개설될 경우 해당 고객에게 담당직원을 연결해 위험 고지를 철저히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