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안양역 퍼스트 줌시티 개발사업을 수탁한 신영부동산신탁이 시공사 대창기업의 교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창기업이 지난달 초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공사를 전면 중단한 상태에서 공기 지연으로 손실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영부동산신탁이 시공사를 교체하면 그간 가파르게 상승한 공사비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사업을 위탁한 시행사와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신영부동산신탁에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활형숙박시설로 개발 중인 안양역 퍼스트 줌시티의 공정률은 20.2%다. 이는 대창기업의 지난해 말 총 도급액 314억원 중 누적 공사수익 63억원의 비중을 계산한 것이다.

안양역 퍼스트 줌시티 개발사업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676-6번지 외 4필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20층, 생활형숙박시설 234실, 근린생활시설 28실을 조성한다. 대창기업이 계획한 공사기간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2024년 9월 30일까지 3년 9개월이었다. 시행사는 그린씨티개발과 그린씨티제일차가 공동으로 맡았고 신영부동산신탁이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수탁했다.

시행사는 사업 추진을 위해 2021년 7월 총 760억원(트렌치A 580억원, 트렌치B 100억원, 트렌치C 8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해당 대출의 만기는 2025년 1월 26일로 3년 6개월이다.

지난해 1월 분양을 시작해 최고 경쟁률 75:1로 청약마감했고 이어 공사를 시작했다. 지하철 1호선 안양역까지 걸어서 3분 정도 걸리는 역세권 입지에 자리했기에 사업성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공사인 대창기업이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공사를 전면 중단했고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사업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그린씨티개발과 신영부동산신탁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계약 초기 수준으로 억누르고 있던 공사비가 증가하리란 것은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이다.

시행사와 신탁사가 시공사의 법정관리 신청 결과 또는 조사기관 실사 결과를 기다리자니 입주 지연으로 발생할 위약금 부담이 고민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시공사를 새 회사로 교체하자니 이미 계약 시점보다 급등한 원자재값으로 공사비 부담이 확정적인 상황이다. 이미 공사를 20% 진행했기에 신규 시공사 선정 역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사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에서 시장 상황까지 좋지 않아 책임준공 의무가 있는 신탁사 입장에선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시행사와 협의해 추가 공사비를 자체 자금으로 부담하며 사업 완수에 집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신영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논의는 거의 막바지 단계이고 공사비는 시공사와의 협의에 따라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어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공사비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로 얻는 계약이행보증금으로 상승한 공사비를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