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사고로 발생한 손실을 털어내고 영업손익 흑자를 달성했다. 주요 사업장의 공사를 정상 진행하며 매출액을 인식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순차적인 수익 인식과 적극적인 사업 수주로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다만 붕괴사고 관련 행정처분 확정이 임박했다는 점, 부동산 경기 침체의 장기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HDC현산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49억원으로 전년동기(6857억원) 대비 56.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0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942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영업실적의 개선으로 당기순이익 역시 40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 HDC현산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발생힌 손실을 2021년 4분기와 지난해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올해 1분기에는 사고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실적이 정상화됐다는 게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주요 사업장의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한 점도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업장이 청주 가경 아이파크5단지 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633-5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최대 29층 8개동, 925세대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한다. 지난 2월 입주를 완료하며 분양수익을 실적에 반영했다.

가구 당 평균 분양가가 4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음을 감안하면 회사가 인식한 누적 분양수익 총액은 407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가경 아이파크5단지 개발을 마무리하며 회사의 별도기준 자체사업 매출액은 2884억원으로 전년동기(422억원) 대비 583.5% 증가했다. 외주주택 매출액 역시 4196억원에서 4918억원으로 17.2% 늘어났다. 일반건축 매출은 718억원에서 1232억원으로 71.5% 개선됐다.

HDC현산 관계자는 "진행 중인 주요 도시정비 및 민간수주 사업지들의 본격적인 공정 진행과 자체 사업지인 청주 가경 아이파크 5단지 준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증가했다"며 "올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전반적인 건설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도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HDC현산의 올해 목표 매출액과 신규 수주는 각각 3조9652억원, 2조816억원이다. 정비사업 중심의 안정적 분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회사의 수주잔고는 30조47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3조2983억원) 기준 약 9년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관련 서울시의 영업정지 1년 또는 등록말소 행정처분 확정 시기가 남아있다는 점이 경영목표 달성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이번 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가 1심 판결을 행정처분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 행정처분을 확정하면 회사는 신규 수주가 어려워질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광주지법의 1심 판결이 나오면 서울시의 HDC현산 행정처분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시가 처분 순위를 확정해도 회사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