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영입이익을 달성했다. 현대자동차는 아직 높은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까지는 양호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자신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SK그룹과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도 가시화했다. 이를 통해 전기자동차 현지 생산 시점을 앞당길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6년이면 관련 이슈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6.3% 증가한 3조593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서 판매 물량이 늘었다. 특히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 차종 위주로 제품 믹스가 개선된 게 주효헀다.

연결 영업이익률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 말 현대자동차의 연결 영업이익률은 9.5%로 전년 1분기 말 대비 3.1% 포인트 올랐다. 이는 연초 밝혔던 가이던스(6.5~7.5%)를 웃도는 값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조77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7%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자동차 부문 매출이 30조6460억원, 금융 부문 매출이 5조890억원을 나타냈다. 매출 호조에도 판매비와 관리비는 전년동기대비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판관비 세부항목인 판매보증충당부채전입액이 실제 비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고정비 영향이 줄어든 결과다.

서강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기업설명회(IR)에서 "지역별로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 대수가 두 자릿수 넘게 상승하면서 지역 믹스가 개선됐다"며 "특히 미국 판매 대수가 도매를 기준으로 30% 증가했고, 개중에서도 SUV와 제네시스 판매가 각각 28%, 36% 상승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말 출시한 7세대 그랜저 판매 호조로 제품 믹스 효과는 상반기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변수 불확실성에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문제없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서 CFO는 "4월 마감 결과 판매 추이가 꺾이는지 않아 2분기까지는 좋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SK그룹과 현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밝힌 IRA 세부 지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생산하는 전기차 차종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입할 때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16개 전기차 대상 차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SK그룹 배터리 회사인 SK온과 미국 조지아주에 약 30만대 분량(35기가와트시)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설립하겠다고 이날 공시했다. 목표 가동 시점은 오는 2025년 하반기다. 현지 생산 공백기에는 상업용 리스 차량 판매 비중을 늘려 고객 이탈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기존 3%였던 상업용 리스 차량 판매 비중은 지난달 말 35%까지 확대됐다. 

서 CFO는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 가동에 따라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 2026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 이전까지는 미국 현재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을 통한 리스판매 차량을 최대한 늘려 방어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