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탈질 폐촉매 재자원화 전문기업 한내포티의 증시상장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진행한 외부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통보받아서다.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노린 재무적투자자(FI)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울회계법인은 한내포티의 2022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 판정을 내렸다. 판정 근거로는 ▲대규모 생산을 위한 한내포티의 기술 상용화 난항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없는 환경 ▲추가 자금조달 수단을 마련하지 못해 기업회생 계획을 고려하는 점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한내포티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억6000만원으로 전년대비 20%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4억원으로 적자 폭이 22% 확대했다. 같은 기간 결손금 규모도 271억원에서 322억원으로 커졌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지난 2017년 설립 후 좀처럼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영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한내포티는 질소산화물(NOx) 저감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질 폐촉매를 재활용해 유가금속(텅스텐·티타늄 등)을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설립 초기 일부 고객사에 텅스텐 등을 공급, 시장 관심을 받았으나 안정적인 생산·공급 구조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는 탈질 폐촉매 재활용 대신 처리에 주력하는 상태다.

문제는 이번 감사의견 거절로 한내포티의 증시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점이다. 회사는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상장을 준비해왔다. 지난 2021년에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BBB 등급도 획득했다. 그러나 내부 사정으로 일정이 지연됐고 현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주관사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된 영업적자로 자력 생존이 어려워진 한내포티 입장에서는 IPO를 통한 대규모 사업 자금조달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상장사가 될 시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조달창구를 마련할 수 있는 점도 IPO 필요성을 키웠다. 그러나 선행 조건인 적정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성장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한내포티의 FI들 역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0년 한내포티에 40억원(주당 6000원)을 투자했다. 이듬해 시리즈B에서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150억원(주당 6300원), 같은 해 프리 IPO(상장전 지분투자)에서는 엠씨파트너스 등이 90억원(주당 9250원)을 배팅했다.

일부 FI들은 한내포티의 IPO가 본격화된 시점에 맞춰 보유하고 있던 전환우선주(CPS)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엑시트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한내포티의 IPO가 안갯속에 빠지면서 회수 방안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다른 투자자에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방법 등이 있으나 현재 한내포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내포티 관계자는 "IPO 준비 과정에서 지정 감사를 받았고, 감사의견 거절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도 맞다"며 "기업회생 관련해서는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