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가 전체 사업부에서 유일하게 4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늘었다. 지난 2019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이래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서버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 매출 신장이 본격화되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4646억원으로 전년대비 77.21% 증가했다. 지난해 IT기기 수요 약세로 다른 사업부 실적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과 영업이익 기여도는 전년대비 각각 6.63%포인트, 21.65% 상승했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스마트폰, PC 등 IT기기에 들어가는 패키지 기판을 제작한다.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보드 간 회로 연결을 돕는 부품이다. 최근에는 고부가 패키지 기판 '플립칩-볼그레이드어레이(FC-BGA)'를 주력 제품으로 꼽고 육성하고 있다.

기존 패키지 기판은 기판의 가장자리 부분을 전선으로 묶어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와이어 본딩 방식을 활용했다. 반면 플립칩은 패키지 기판과 메인보드 접촉면에 작은 금속 볼을 배치해 전류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같은 크기의 패키지 기판에 더 많은 입출력(I/O) 단자를 배치할 수 있어 다량의 전기신호를 빠르게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중에서도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 등 코어 수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를 위한 패키지 기판이다. 크게 3가지 용도(서버용‧IT용‧전장용)로 나뉘는데 삼성전기는 PC용‧전장용 제품에서 서버용 FC-BGA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등에 활용되는 서버용 FC-BGA는 패키지 기판이 크고 얇아야 하는 데다가 미세한 회로선폭과 많은 기판 층수를 요구한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수요가 많고 수익성이 좋다.

삼성전기는 서버용 FC-BGA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 2021~2022년 삼성전기는 관련 제품 생산거점인 베트남 생산법인과 국내 부산, 세종 사업장에 1조9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기가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힌 건 지난해 11월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 서버용 FC-BGA의 평균판매단가(ASP)가 타제품 대비 약 2~3배일 것으로 추측한다. 마찬가지로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하이엔드 전장용 기판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기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적용 가능한 전장용 FC-BGA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매출이 부진에도 기대감이 여전한 이유다. 지난 1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매출은 397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줄었다. IT기기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PC용 FC-BGA 등 기존 제품의 매출이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단가가 높은 서버용 FC-BGA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오는 하반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서버용 대면적 FC-BGA 사업을 본격화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하반기부터는 베트남 신규 공장이 가동되는 등 서버, 네트워크, 전장 등 PC가 아닌 매출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