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숱하게 반복된 주제이지만 신도시의 출퇴근 교통난은 부동산 문제에서 단골 소재다. 최근에는 김포의 경전철이 주목받고 있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의 높은 혼잡도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지적이다. 성난 민심은 당시 경전철의 설계 과정까지 거슬러 올라가 책임자 찾기에 분주하다.

여론이 들끓자 최근 중앙정부까지 나서 다양한 차선책을 내놓았지만 모두 마땅치가 않다. 버스 증차는 기본이고, 수상버스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히려 비웃음만 샀다. 결국 기존의 서울 지하철을 연장하거나 지상 전철을 추가하는 방법뿐인데, 재원이 투입되고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매한가지다.

사실 신도시의 출퇴근 대란은 김포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의 동서남북 대부분 지역들이 수차례는 언급됐다. 광역버스를 직접 타보는 등 지금까지 언론에서 쏟아낸 기자들의 체험르포만 해도 수십 개다.

신도시의 출퇴근 대란이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받아 온 문제라는 것은 구조상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신도시는 기본적으로 서울의 과밀화 해소를 위해 형성됐다. 도시의 위치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졌지만 그만큼 쾌적한 주거환경을 가진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신도시를 택한 입주자들은 이러한 장점을 기대하고 서울보다는 작은 금액을 투입해 대부분 입주했다. 서울이 직장일 경우 직주근접은 포기하게 되지만 반면 이외의 다양한 장점은 취하게 된다. 그렇다고 경전철의 수요예측 실패로 혼잡도가 올라간 것을 당연하게 감수하라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실패는 지탄받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고쳐 나가야 한다. 아마도 결국은 재원을 투입해서 차츰 개선할 것으로 믿는다.

다만, 신도시 출퇴근 교통난과 같은 비극은 모두가 불러온 욕망의 결과라는 것도 되돌아봐야 한다. 신도시의 형성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는 무작정 많이 공급하는 데만 열을 올렸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의 혼잡도 따위는 고민도 없었다. 분양 대행사들도 도시의 장밋빛 미래만 가득 늘어놓았다.

입주자들도 되도록 저렴하게 분양가를 치르려고 하면서도 결과에 대한 기대감은 너무 컸다. 신도시의 아파트가 아니라 비슷한 비용으로 서울의 빌라나 오피스텔을 택하는 차선책은 고려대상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이것이 개인의 도덕적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사회 전체의 방향이 그렇게 흘러간 측면이 크다. 국내에선 부동산이란 자산이 투기적 요소도 있다 보니 주거문화가 너무 아파트 중심으로 경직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과거 속담에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없다는 말이 있다. 만약 있다면 교통 좋고, 학군 좋고, 직장도 가까운 강남지역이 얼추 비슷하겠다. 사실 냉정하게 이런 곳은 많지 않다.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 호재가 교집합을 이뤘으니 당연히 비싸기 마련이다. 서민의 경제 수준으로 진입하긴 쉽지가 않다. 결국 현실에선 산과 물과 정자를 두고 무엇을 더하고 뺄지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 나가는 방법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