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우리자산신탁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거둔 실적 호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이다. 

다만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리츠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했으나 여전히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사업 다변화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1371억원으로 전년 942억원 대비 45.5% 증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558억원에서 807억원으로 44.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403억원에서 603억원으로 급증했다.

우리자산신탁은 1년 사이에 개발사업에 출자한 법인 수가 급증했다. 사업장을 대거 추가하면서 특수목적회사 등에 출자한 금액은 2021년 16억원에서 지난해 73억원까지 증가했다. 우리자산신탁이 지난해 출자한 업체는 마스턴 제160호 안성PFV, 애서튼해운대PFV, 청연도시개발, 칼릭스 제1호 청진PFV, 고덕PFV, 에스원개발 등이 있다.

우리자산신탁은 2020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를 획득했고 지난해 에스앤에스물류센터를 기초 자산으로 한 '우리로지스리츠'를 출범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식한 첫 리츠업무보수는 6억원이다. 에스앤에스물류센터는 영동고속도로 덕평IC와 인접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이평리 144-1 일원에 A동(1만2352㎥)과 B동(4673㎥), 2개동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현금흐름 역시 개선하는 모양새다. 미수금이 32억원에서 90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78억원에서 553억원으로, 영업용순자본 또한 1138억원에서 1669억원으로 개선했다.

리츠에서 수익이 발생하긴 했지만 여전히 신탁보수금액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아직은 사업다변화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신탁보수금액은 10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51.4% 증가했다. 이 중 책준형 토지신탁 금액이 650억원으로, 전체 신탁보수금액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자산신탁은 우리금융에 편입된 후 그룹 신용을 바탕으로 책준형 토지신탁을 내세워 외형을 확장해 왔다. 현재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주상복합 등 87건에 달하는 사업의 책임준공신탁 약정을 체결했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수 있었다"며 "책준형 토지신탁 매출(650억원)이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부임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신임 대표 역시 경기침체에 따른 리스크에 선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방에 위치한 다수의 현장을 점검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책준형 사업 관련 우발채무 위험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우리자산신탁의 사업장 평균 공정률, 대체 시공사 확보 역량, 총 수주한도 등을 감안하면 위험을 적절히 통제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