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SDS가 추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여유가 충분한 것으로 진단됐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삼성SDS의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5조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 차입 부담은 줄이고 영업으로 곳간을 채우면서 재무안정성도 우수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의 잉여현금흐름(FCF)은 6427억원으로 전년대비 2.78% 감소했다. 현금 변동만을 기준으로 지난해 삼성SDS가 유‧무형자산을 취득하고 처분하는 데 사용한 투자 규모는 104.02% 증가한 6471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에 비해 31.6%나 증가한 1조2898억원을 기록했지만 자본적투자(CAPEX) 증가 폭이 커져 FCF 자체는 전년대비 소폭 나빠졌다.

전체 현금흐름은 개선됐다. 주식 등 보유하고 있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을 매각하면서 영업 외 부문에서 투자이익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에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잔액은 1조3921억원으로 전년대비 28.80% 증가했다.

재무적 지표는 총차입금이 늘었지만 안정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8690억원, 차입금의존도는 7.3%였다. 차입금은 전량 리스부채로 금융권 차입금은 모두 상환했다. 차입금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1년 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가용 유동성은 5조295억원으로 차입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외에도 토지, 건물 등 담보제공 가능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융통성이 우수한 편"이라며 "설비투자 부담이 이어져도 우수한 수익성을 토대로 자금 소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성이 충분한 만큼 추가 M&A에 대한 업계 안팎의 기대감도 크다. 삼성SDS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공급망 관리(SCM) 솔루션 전문기업 '엠로' 지분 33.4%(374만4064주)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엠로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인수분까지 포함하면 삼성SDS가 확보하는 지분은 37%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처럼 삼성SDS는 고부가 솔루션 기업을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추가 M&A도 신사업인 디지털 물류, 기업용 클라우드 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설비투자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삼성SDS는 지난해 말 기업용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동탄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삼성SDS는 올해 계획하고 있는 CAPEX는 5000억원 규모로 동탄 데이터센터 서버 증설 등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S의 엠로 인수 규모는 총 1283억원으로 시장에서 조 단위 M&A까지 거론되던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며 "다만 기존 방향성에 부합했던 데다가 경영진의 추가적인 인수 의지가 크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