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든 만기 구간 '언더 금리'에 모집액을 채워 흥행을 거뒀다. 한와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 규모를 최대 3000억원 내에서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 총 55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2년물 400억원, 3년물 800억원, 5년물 300억원으로 트렌치(trenche)를 구성했으며, ▲2년물 1350억원 ▲3년물 3350억원 ▲5년물 800억원의 매수주문을 각각 받았다. 주관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금리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모든 만기 구간에서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2년물을 개별민평금리 대비 -2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채운 데 이어 ▲3년물 -10bp ▲5년물 -15bp 등도 각각 언더 금리에서 완판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시한 희망금리밴드는 2년물·3년물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40bp, 5년물은 ±30bp였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부문의 우수한 실적과 항공우주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가 수요예측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반사이익으로 방산 수주가 확대되면서 실적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조5396억원, 영업이익 377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롭게 썼다. 특히 방산부문의 매출액의 절반 이상, 영업이익의 70%가량을 차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52조7000억원으로, 올해도 폴란드의 2차 이행계약 체결과 호주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 등에서 수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최대 3000억원 내에서 증액 여부도 검토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조달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에 쓸 예정이다. 지난 2020년 발행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이달 말께 돌아온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한화디펜스를 합병한 데 이어 이달 초 한화방산까지 인수하면서 그룹 내 방산 3사 통합을 완료했다. 통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방산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토탈 디펜스 솔루션' ▲독자엔진부터 우주사업까지 확대하는 '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리더' ▲친환경 ESS 등을 기반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진출하는 '뉴 모빌리티 패러다임 드라이버' 등 3개 사업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부문의 우수한 실적과 우주항공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가 수요예측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예전과 달리 한화그룹이 이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정도는 소화할만한 체력이 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