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전기차 충전사업을 미래 먹거리를 키우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을 통해 향후 기업공개(IPO)를 겨냥한 기업가치 높이기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대차그룹 전체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전기차 충전 시설의 설치뿐만 아니라 운영과 유지 보수까지 전주기의 경쟁력을 모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4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 사업 시장에서 상위 5위 내 진입을 목표로 사업저변 확대와 기술력 향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자산관리사업부 내 전기차 충전시설사업 전담조직인 EVC(Electric Vehicle Charging Service)팀을 신설했다. 자산관리사업부는 기존에 부동산의 시설 운영 및 컨설팅 등 서비스에 국한됐지만 이번에 전기차충전서비스를 사업 포트폴리오로 새롭게 추가했다.

특히 자산관리사업부 내 전기차충전서비스 사업을 추가한 배경은 충전기의 설치 외에도 해당부서의 시설 운영과 유지관리(AS)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충전 사업의 전주기를 장악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이를 위해 최근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사업의 토대를 마련 중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을 통해 현대차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와 시너지를 모색 중이다.

우선 현대건설과는 주택 내 전기차 충전시설의 공급에 관해 협력이 가능하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아파트 시공업체로 건축사업 내에서 충분히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시행령 개정안에 의해 새 아파트는 총 주차면수의 5%, 이미 지어진 아파트는 2%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아파트 설계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충전 서비스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현대자동차와 다양한 협업이 기대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5년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사업 및 전기차 충전서비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해당 회사의 지분은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자동차가 38.12%로 최대주주이며 2대 주주로는 기아가 25.41%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회사별로 주력하는 충전 서비스 방식은 조금 다르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초급속 충전 서비스가 중심이며, 현대엔지니어링은 급속, 완속 충전 서비스다.

두 회사는 현재도 전략적으로 협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에서 초급속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할 때 충전기 설치 시공을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진행하거나, 또는 큰 규모의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발주했을 때 컨소시엄으로 함께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는 양사의 강점을 각각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해당 분야의 업력이 길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과 운영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친환경·에너지 분야 신사업 확대를 위해 올해 전기차 충전기 6000기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2만대 설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국내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대와 더불어 향후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