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G화학이 최근 5년간 국내에서만 매년 80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넷 제로)을 선언한 가운데 수소공장 건설, 재생에너지 전환 등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국내에서 862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전년 배출량 884만톤과 비교하면 22만톤 소폭 감축했지만 배출량은 2018년부터 줄곧 800만톤을 넘겨왔다. ▲2016년 750만톤 ▲2017년 766만톤 ▲2018년 800만톤 ▲2019년 841만톤 ▲2020년 807만톤 ▲2021년 884만톤으로 LG화학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는 전남 여수 NCC(나프타 분해공장)의 정기보수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배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업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실제 배출량은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LG화학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951만톤, 2020년 953만톤으로 소폭 늘었고, 2021년에는 1034만톤에 달했다. 

석유화학 업체 특성상 주원료인 납사를 열분해하면 부생가스인 메탄이 발생한다. 이 부생가스를 연료로 연소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한다. 

LG화학은 앞으로 사업 확대에 따라 제품 생산이 늘어날면서 자연스럽게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50년 LG화학의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는 2000만톤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위해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은 물론 포집한 탄소를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50년까지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연산 5만톤 규모의 수소생산 공장을 올 상반기 중 착공한다. 준공 목표 시기는 2024년 2분기다. 이 공장을 가동하면 연 14만톤 수준의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수소 공장의 생산성 검증과 효과를 고려해 추가 증설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신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언 단계에 머물렀던 각국의 탄소 배출 규제가 최근 급격히 법제화 되는 등 탄소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 확산은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탄소배출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석탄 보일러를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대체하는 직접감축 방식으로 210만톤을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등 간접감축으로 450만톤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한국ESG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누구 하나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며 "목표는 낮추지 않되, 달성을 위해 꾸준히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