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LG화학이 신약개발 색깔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체질개선 작업과 함께 신약개발 등에 최대 수조원을 투자키로 한데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재차 입지를 다지는 한편, 항암제 시장 관련 파이프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최근 가진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신약과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지속가능한 솔루션 등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에 향후 2년간 10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앞서 LG화학은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 및 매출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에만 생명과학사업본부(제약바이오) 사업에 3120억원을 투자했고, 오는 2026년까지 1조5000억원을 집행하겠단 방침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혁신 신약 2개 이상을 확보하고, 제약바이오에서만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도 세웠다.

LG화학은 특히 올해 항암 분야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올 들어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아베오를 통해서다. 아베오는 미국 현지 사업화 기반을 다진데다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제약사다.  앞으로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유망 항암 물질 발굴, 전임상 및 초기 임상, 상업화 공정개발 등을 담당하고, 아베오가 항암 파이프라인 후기 임상개발 및 상업화를 담당하는 구조로 항암사업을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이외 심순환, 근골격, 자가면역 등의 질환군에서도 의약품 개발 및 사업 제휴를 확대할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아베오 인수는 글로벌 신약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미국 내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혁신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화학이 진행중인 체질개선 작업 역시 신약개발 동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실제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에 속한 체외진단 의료기기사업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측은 검토중이나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요 감소로 인해 비교적 낮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사업을 정리하면서 자금확보는 물론 신약개발 역량에 주력하겠단 복안으로 풀이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LG화학의 경우 일찍이 ▲미국 큐바이오파마로부터 CUE-101(HPV양성 두경부암) 및 CUE-102(WT1양성 위암 등) ▲프랑스/벨기에의 피디씨라인에서 PDC Lung(비소세포폐암) ▲GEN-001(고형암)과 BLR21004(퇴생성관절염)는 각각 한국 지놈앤컴퍼니, 아이씨엠으로부터 도입한 상태"라며 "향후 라이선스인(기술도입)을 통한 캐시카우 발굴이 좀더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라이선스인과 관련해)아직 구체적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사안은 없지만 항암분야를 중심으로 유망한 파이프라인들을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