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소유분산 기업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질 수 있도록 공정한 기준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이승호 딜사이트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 및 주주행동주의의 명암'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3 기업지배구조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민환 인하대 경영대학원장,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소위 주인 없는 기업,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KT, 포스코 등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한 기업,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금융지주회사들의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소유분산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명목 하에 CEO를 물러나게 하고, 그 자리를 친정부 인사가 꿰차면서 '관치' 논란이 계속돼 왔다"면서 "딜사이트는 지금이 소유분산기업의 건강한 거버넌스를 고민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 하에 이번 포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유분산 기업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질 수 있도록 공정한 기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국민연금도 CEO 선임 과정에서 독립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최근 에스엠 사태 등 주주행동주의가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선제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주주행동주의가 올바르게 이뤄진다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리를 끊고 한국 증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초점을 맞춘 주주행동주의는 오히려 '먹튀' 논란을 일으키면서 기업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기업이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더라도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지배구조 포럼을 통해 주주행동주의가 장기적으로 기업과 함께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 경제발전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도 영상 축사를 통해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김 의원은 "KT 대표이사 후보가 사퇴하면서 KT의 경영 공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과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주식회사 기업 지배 구조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딜사이트는 매년 3월 기업 지배구조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2020년에는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에 따른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대해 논의했고, 2021년에는 기업 생존의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는 ESG경영을 주제로 기업들의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지주회사 체제 20년, 평가와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