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롯데제과 미얀마 법인이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장부가액이 깍여 나가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테타가 장기화 되며 현지 시장 상황에 물음표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불안정한 현지 정세에 따라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롯데제과가 기대한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롯데제과는 2018년 미얀마 최대 제과업체인 메이슨(L&M Mayson Company) 지분 45.5%를 435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에는 특수목적법인(SPC)인 L&M 컨펙셔너리(L&M Confectionery Pte)를 설립하고 메이슨 지분 34.5%를 344억원에 취득, 총 80%의 지분율(779억원)을 확보했다.

롯데제과가 메이슨을 인수한 것은 미얀마의 인구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이 70% 가까이 차지하는 만큼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와 중국과 인도를 잇는 동남아의 요충지로서 해외 시장 확대에 혁혁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메이슨이 미얀마 현지에 3개의 공장에서 양산빵 및 비스킷, 파이(케이크) 등의 생산하고 있으며 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롯데제과의 기대와 달리 인수 후 코로나19 팬데믹 악재가 닥쳤고, 2021년 들어선 미얀마 군부 쿠테타로 실적이 정체됐다. 실제 메이슨의 4년간(2019~2022년) 매출액은 줄곧 300억원대에 머물렀고 순이익 역시 25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롯데제과는 메이슨이 돈을 벌고 있긴 하지만 메이슨의 영업권에 손상차손을 가해 장부가액을 낮추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메이슨 및 L&M 컨펙셔너리의 영업권에 414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에 두 법인의 장부가액은 각각 52.3%(435억원→208억원), 53.2%(337억원→157억원)씩 줄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롯데제과가 이렇다 할 메이슨의 성장 방안이 없단 점이다. 미얀마 군부의 쿠테타가 장기화 되고 있는 까닭에 여전히 시장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얀마 군부가 러시아산 군사 장비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JP모건 체이스, 뉴욕멜론 등 미국계 주요 은행은 싱가포르에 소재한 다른 국제 중개은행들에 오는 4월1일부터 미얀마 현지 은행과의 중개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은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다"며 "금융거래의 제약과 수출입 행정 강화로 이전 보다 더 많은 시간 및 비용을 소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B2B 대비 B2C기업의 피해가 더 크다"며 "이런 상황이 정리가 되야 롯데제과가 본격적인 투자나 영업망 확대 등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메이슨의 경우 코로나, 쿠데타 등으로 사업환경이 악화 됐기 때문에 손상차손을 가했다"며 "아직 미얀마의 불안정한 상황이 해소된 게 아니기 때문에 지난해에도 영업권을 손상차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