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는 올해 들어 플랜트 부문에서 잇따라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주택 부문 수익성이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플랜트 부문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7조4968억원으로 전년(7조6316억원) 대비 1.7%(1348억원) 감소했다.

특히 영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DL이앤씨 영업이익은 49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9572억원)보다 48.08%(4602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1년새 거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6358억원에서 4314억원으로 32.1%(2042억원) 줄었다.

DL이앤씨의 실적이 악화한 데에는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며 매출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DL이앤씨의 매출원가는 6조5654억원으로 전년 6조2452억원 대비 3200억원가량 늘었다. 매출원가율도 2021년 81.8%에서 지난해 87.6%로 1년새 5.8%포인트(p) 올랐다. 주택부문 원가율도 지난해 1분기 82.0%에서 4분기 92.1%로 10.1%p 상승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원가 상승으로 주택 부문 사업성이 나빠지면서 실적도 악화했다"며 "영업이익 감소폭이 두드러지지만, 영업이익률 자체만 보면 타사와 비교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DL이앤씨 실적이 악화했지만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많아 재무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DL이앤씨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7523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규모도 5173억원에 달한다. 이는 DL이앤씨의 차입금(단기차입금 2612억원·장기차입금 8367억원)을 모두 갚고도 남을 정도다.

다만 주택 부문에 쏠려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는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말 기준 DL이앤씨의 연결 기준 수주 잔고는 26조5422억원이다. 이중 국내 주택부문 수주 잔고는 19조852억원으로 전체의 71.9%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비주택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DL이앤씨가 선택한 것은 플랜트다. DL이앤씨는 지난달 22일 7조6316억원 규모의 해외 화공플랜트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이달에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샤힌 프로젝트' 공사 계약도 체결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과 플랜트의 시장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이 하향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DL이앤씨의 주택부문 정직원수는 1259명으로 전년(1119명) 대비 100명 이상 늘었다. 반면 플랜트부문 정직원수는 1086명에서 1057명으로 줄었다. 향후 플랜트 사업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과 플랜트부문의 인력을 어떻게 조절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국내외 플랜트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수주량이 많아지고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물량도 많아진다면 인원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