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코웨이가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전세계 가전시장 불황으로 경쟁기업 대부분이 연간 목표치를 간신히 전년수준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다.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해외 렌탈(Rental)사업이 이를 실현할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코웨이는 올해 4조원 매출 돌파를 목표로 수립했다. 작년 연결기준 총매출이 3조8560억원임을 고려하면 최소 4%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가전기업들이 수요 절벽 속에서 위기극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전략이다.

코웨이가 이처럼 자신감을 드러낸 원천은 해외사업의 견조한 성장세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을 보면 국내 환경가전부문이 59%(2조2770억원), 해외법인이 36%(1조4019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2018년 13.5%(5442억원) 남짓에서 불과했으나 5년 만에 3배에 육박하는 비중 확대를 이뤄냈다.

코웨이 해외법인은 최근 5년 동안 매해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법인의 렌탈 계정도 2017년 78만개에서 작년 말 310만개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사업이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매년 1~2% 성장에 그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해외사업을 이끄는 주축은 말레이시아다. 코웨이 말레이시아법인은 작년에만 11.4% 성장한 1조9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해외사업 전체 매출 비중의 78%를 차지했다.

코웨이가 말레이시아에 처음 발을 디딘 건 2007년이다. 당시 국내 정수기 렌탈 마케팅을 현지에 이식하고 현지인들로 직원 대부분을 꾸렸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뒤를 이어 공기청정기와 매트리스 등으로 상품영역을 넓혀나갔다. 회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마의자와 에어컨 등으로 렌탈 영역을 더욱 넓혀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의 성공을 기반으로 미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일본, 중국시장 등도 지속적으로 공략해나가고 있다. 실제 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해외법인인 미국의 경우 지난해 방판채널 관리계정과 시판채널 판매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17.8% 성장한 1998억원의 법인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웨이가 올해 가이던스로 매출 4조원을 제시했다"면서 "최근 신규제품 라인업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과 해외법인의 고성장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보수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서장원 대표이사 단독체제를 구축한 것도 코웨이의 해외사업 확장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이해선·서장원 각자 대표이사체제에서 서장원 단독체제로 전환했다. 서 대표는 코웨이에 합류하기 전 넷마블에서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을 역임하며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코웨이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영 확대와 신성장동력 찾기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신규제품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말레이시아 외에 미국과 태국 등 기타거점들의 성장에도 전력투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