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국지적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 건설사 등에 대한 정책금융 공급규모를 추가적으로 5조원 확대하기로 했다. 우려 사업장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PF 대주단 협약'도 내달부터 가동한다. 회사채·단기금융시장은 개선세가 확연하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6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정책금융기관, 금융회사 등과 함께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회사채·단기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회사채·단기금융시장이 지난해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 개선세가 확연한 모습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차)는 지난해 11월말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올해 1~2월 일반 회사채 발행액이 만기도래액을 웃도는 순발행 기조로 돌아섰다.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율도 1월 7.2배, 2월 5.5배로 높게 나타났다.

단기금융시장도 유동성이 뒷받침되면서 기업어음(CP)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PF-ABCP도 지난해 말 대비 금리가 낮아졌다. 다만 A2등급 이하 PF-ABCP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가 자금 단기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올해도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회사채·단기자금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며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정책지원은 ▲채권시장안정펀드 5조6000억원(추가 9조원 예정) ▲산은·기은 회사채·CP 매입 7조1000억원 및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B-CBO) 4조7000억원 ▲부동산PF 사업자보증 12조1000억원 등 40조원 이상의 지원여력이 남아있다.

다만 정부는 부동산 PF 시장은 업종·지역 등 국지적으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부동산 PF 사업장 단위로 대출현황과 사업진행상황 등을 통합 점검하고 이상 징후에 대한 신속보고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사업장별 상황과 특성에 맞춰 정책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달 주택금융공사에서 'PF-ABCP 장기대출 전환 보증' 상품을 1조5000억원 규모로 출시해 차환리스크 해소를 지원하고, 우려 사업장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PF 대주단 협약'을 내달 가동할 예정이다. PF 대주단 협약가입대상은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및 중앙회 등도 포함시키는 것으로 개정한다. 캠코 등을 통해 민간 자율의 사업재구조화도 상반기 중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부동산 PF 리스크가 건설사와 부동산신탁사로 전이되지 않도록 건설사 등에 대한 정책금융 공급규모를 지난해 말 잔액 대비 5조원 늘린 28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부동산신탁사의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정책들과 함께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금융규제 유예조치의 연장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속히 검토·결정할 것"이라며 부동산 PF 분야 시장전문가 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시장참여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PF의 다양한 자구노력과 함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장치들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