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자본잠식률을 크게 낮추며 한숨을 돌렸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대규모 현금을 조달한 데다 여객 회복과 환율 효과로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여전히 부분자본잠식 상태로 안심하긴 이르다. 회사 측은 탄탄한 노선 확충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자본잠식률은 작년 1분기 말 기준 85.3%에서 4분기 말 37.1%로 대폭 낮아졌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누적 적자로 납입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적은 상태로 기업의 재무상태가 악화될 때 나타난다.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자기자본이 모두 소진되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 상장 폐지 사유가 된다. 특히 항공사는 자기자본이 50% 이상 잠식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자본잠식률이 개선되지 않으면 항공운송사업 면허까지 박탈 당할 수 있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자본잠식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4월 1210억원 규모의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이후 매년 유상증자를 실시해 왔지만 1000억원대 이상의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우호적인 영업환경 조성에 따른 실적 회복도 자본잠식 부담을 줄이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실제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45.3% 대폭 늘어난 5258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 규모도 1483억원에서 1039억원으로 444억원 줄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386억원 감소한 117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된 영향이 컸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일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며 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영하는 LCC들의 실적은 크게 반등했다. 여기에 환율 하락 효과에 따른 평가이익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9월 말 1434.2원에서 12월 말 1264.5원으로 12% 떨어졌고 이에 티웨이항공은 4분기에만 약 460억원 안팎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티웨이항공의 재무구조는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만큼 흑자전환 시기가 빨리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작년 2월부터 도입한 대형기 A330-300 3대를 활용해 탄력적으로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는 부분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두 달간 티웨이항공을 이용한 여객은 총 239만1798명으로 전년 181만7857명보다 32% 가량 늘었다. 팬데믹이 발발하기 전인 2019년 1~2월 수송객(185만6263명)과 비교해도 28.9%나 많은 수치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작년 4분기 방역규제 완화와 일본 및 동남아 노선 확대, 장거리 취항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며 "올해도 효율적인 기재 운용과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탄탄한 노선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시장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