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점검]
티웨이항공
배당여력 확보…2대주주 사모펀드 당근책
②JKL파트너스, 상환우선주 전환…나춘호 회장 오너가 지분 턱밑 추격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6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티웨이항공)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티웨이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처음으로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결손금을 보전했다. 이 같은 인위적인 자본 조정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2대주주 JKL파트너스에 대한 '보은'을 염두에 둔 사전조치로 풀이된다.


잉여금 전입은 나춘호 예림당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방어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 진다. JKL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 따라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당근책이 불가피해서다.


◆LCC 첫 자본준비금→이익잉여금 전입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안건을 승인했다. 티웨이항공은 자본 전입 목적으로 "결손금 보전을 통해 향후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작년 말 별도기준 자본금은 1052억원, 주식발행초과금(자본준비금)은 3453억원, 결손금은 3017억원이었다. 상법 제461조의2에 따르면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자본 전입이 가능하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31일 잉여금 전입으로 결손금 전액을 단번에 털어냈고, 자본준비금은 약 436억원으로 축소됐다.


당초 티웨이항공은 잉여금 전입보다는 자체 순익으로 결손금을 소거하겠다는 전략을 밝혀왔다. 지난해부터 엔데믹 전환과 함께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순익 실현폭이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티웨이항공은 2022년 4분기 말 별도기준 순이익 222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 분기 순익을 창출했다. 지난해 누적 기준으로는 96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결손금을 축소시켰다. 티웨이항공이 자체적으로 결손금을 모두 해소하는 시기는 빨라야 2026년 하반기께로 추정된다.


◆JKL파트너스 지원 덕 LCC 2위 등극…1·2대 주주 지분차 3%p


티웨이항공이 갑작스럽게 자본 전입을 결정한 주된 요인으로는 2대주주인 JKL파트너스를 꼽을 수 있다. 1·2대 주주 간 지분 격차가 고작 3%포인트에 그치는 만큼 경영권 위협을 최소화하려면 JKL파트너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다.


JKL파트너스가 티웨이항공 주요 주주로 등장한 것은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1년 3월이다. 티웨이항공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인 더블유밸류업을 대상으로 8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다. 특히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이 2022년 진행한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17억원(897만2791주)을 추가 출자했다.


(출처=JKL파트너스 홈페이지)

JKL파트너스가 1000억원을 웃도는 자금을 지원해 준 덕분에 티웨이항공은 경쟁사보다 빠르게 신기재를 도입할 수 있었다. 실제 2022년 총 4대의 신규 항공기를 들여온 티웨이항공은 엔데믹 전환에 맞춰 빠르게 공급석을 확대하며 LCC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JKL파트너스가 지난 2월26일자로 전환우선주(CPS) 3184만7134주의 보통주 전환을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티웨이항공이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당시만 해도 나 회장 일가와 티웨이홀딩스의 지분율이 41.18%였고, JKL파트너스 보유분은 22.4%(보통주 전환 후 기준)였다. 기존 최대주주 지배력에 영향을 줄 만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 장기화로 티웨이항공의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JKL파트너스가 전환할 수 있는 보통주 수는 4869만1418주(전환가액 2512→1643원)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 이날 기준 티웨이항공의 총 상장주식수는 2억1537만8976주이며, 나 회장 등 최대주주 지분율은 29.99%로 집계됐다. 최대주주와 JKL파트너스(26.77%)의 지분 격차는 3.22%포인트에 불과하다.


◆팬데믹 여파, 배당 등 부가수익 제로…배당으로 보은


문제는 JKL파트너스가 2년이 넘는 투자 기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팬데믹 장기화로 티웨이항공의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배당 등 부가적인 수익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는 나 회장 아들인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익을 내야하는 사모펀드의 태생적 한계를 앞세워 티웨이항공을 압박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JKL파트너스는 제3의 세력으로 티웨이항공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JKL파트너스가 평균 1주당 1764원에 티웨이항공 주식을 취득한 만큼 이날 종가(2705원)에 정리해도 55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으로 추산된다. JKL파트너스가 직접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법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700만주를 장내 등에서 추가 매입하면 되는데, 현 시세를 대입하면 약 190억원 규모다. 이렇다 보니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보은책으로 배당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당장은 배당을 실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손금을 해소했을 뿐 배당 재원이 될 잉여금이 아직 쌓이지 않아서다.


이와 관련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올해 이익 규모에 따라 배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 주주친화 정책 실행에 대한 회사의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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