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일가, 영풍 팔고 고려아연 매집 왜
에이치씨, 영풍 1.63%→1.4%…고려아연 지분은 0.88%→1.0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7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의 개인회사 및 계열사가 보유한 영풍·고려아연 지분 변동 추이. *주식변동신고서 공시 기준(그래픽=이동훈)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장형진 영풍 고문이 개인회사와 영풍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매집 중인 반면, 영풍 지분을 팔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영풍이 조업정지와 감산 악재를 겪은 가운데 고려아연과의 원료 공동구매 및 판매계약마저 종료될 상황에 처한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 중이다.


장씨 일가가 지배하는 영풍 계열사 및 개인회사는 ▲씨케이 ▲에이치씨 ▲시그네틱스 ▲코리아써키트 ▲영풍전자 등이다. 각사의 고려아연 지분은 1% 내외로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이중 4개사의 지분율이 연초 대비 상승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에이치씨는 올 1월 0.88%에서 5월 들어 1.02%로, 씨케이는 0.20%에서 0.43%로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두 회사 모두 장 고문이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단 점이다. 이외 장 고문의 장남인 장세준 씨가 대표로 있는 코리아써키트 역시 같은 기간 고려아연 지분율을 0.50%에서 0.52%로 끌어올렸고, 영풍 계열사인 테라닉스도 0.39%에서 0.50%로 확대됐다. 


장 고문 측이 이처럼 고려아연 지분은 사들이고 있는 반면, 영풍 지분은 매도하고 있다. 에이치씨는 2월부터 3월말까지 20차례 이상 걸쳐 영풍 주식을 매도한 결과 연초 1.63%였던 지분율이 1.40%로 줄었다. 씨케이도 3월 주식변동신고서를 통해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10차례 넘게 주식을 팔며 종전 7.03%에서 6.45%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장 고문 측이 고려아연 주식을 연이어 매입하고 있는 게 경영권 분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 경영진 간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장 고문 측 입장에선 지분율을 높여야 앞으로도 지배력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즉 영풍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이 영풍과의 원료 공동구매 및 영업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황산 취급 대행 계약도 끊기로 결정하면서 영풍의 사업경쟁력 약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영풍의 경우 석포제련소 사고로 인한 조업정지와 감산 여파로 사업 위축 우려까지 겹친 상태다. 이에 연초 50만원대였던 영풍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40만4000원까지 내려앉았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영풍의 사업 경쟁력이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까지 요동치고 있다 보니 고려아연 지분 매집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아연에서 나오는 배당금이 영풍의 경영영속성을 유지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풍의 주력 사업은 성장한계에 직면해 있는 반면, 고려아연은 향후 더 큰 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부분도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 지분 매집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풍 측은 고려아연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희석된 지분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35%에 달했던 (장씨 일가)지분율이 고려아연 유상증자로 31~32%로 떨어져 사실상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최씨 일가(최윤범 회장 측)도 고려아연 지분을 사고 있는 만큼 영풍 측도 지분율 회복을 위해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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