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HD현대 조선 비중 확대, 신용도 영향 없다"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돼 실적변동성이 늘어나지 않을 예정
HD현대 조선부문 주요 계열사 1분기 수익성 지표.(출처=한국신용평가)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조선부문 사업영역 비중이 늘어난 점이 그룹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정유부문의 이익기여도가 가장 높긴 하지만, 조선부문의 수주잔고 현황과 신규수주를 고려하면 2025년 이후부터는 정유 사업의 이익창출 규모를 상회할 수 있어서다. 앞으로 그룹의 신성장 동력이 조선부문이 이끌어갈 친환경 조선·해양사업인 것도 이러한 예측의 배경이 됐다.


한신평이 HD현대그룹 신용도에 조선부문의 비중 확대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유는 ▲조선부문의 실적 개선 추세가 중단기적으로 지속 ▲건설기계·전력기기 부문의 이익창출력 제고로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조선업이 이끌어 간다는 점 등이다.


원래 조선부문은 신규수주 및 건조량 등에 따라 현금흐름 변동성이 비교적 큰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정유부문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고 기계·중전기 등 부문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나타냈다. 이에 조선부문의 비중이 확대되면 그룹의 현금흐름 및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한신평은 조선부문이 2021년 이후 수주잔고의 양적 확대 및 질적 개선이 이루어져 실적이 턴어라운드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2022년말 각각 A-/안정적, BBB+/안정적이었던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의 신용등급은 2023년 4월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변경된 이후, 12월 각각 A/안정적,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여기에 그룹 내 가장 우수한 신용도인 HD현대오일뱅크도 꾸준한 이익창출력을 기록하며 그룹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을 보탰다.


한신평은 조선업의 실적 개선 추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삼호 같은 경우 타 조선 계열사 대비 선가 상승 이후 수주분의 매출 인식 비중이 높아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업체별 특성에 따라 속도,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결국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실적 또한 개선될 것이라 전망했다. HD현대삼호는 별도기준 1분기 1조7056억원의 매출과 18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었다. 정유부문은 7조8788억원의 매출과 30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7.8% 증가했다. 전력기기부문은 8010억원의 매출과 128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같은 기간 각각 40.9%, 178.2% 늘어났다.


이에 한신평은 조선업이 업사이클에 들어섰다고 판단했고 다른 부문의 비중도 확대돼 조선부문의 비중이 증가하더라도 그룹 전체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한신평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이 친환경 사업으로 귀결되며 조선부문이 이끌어 갈 조선·해양사업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가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을 유도했고, HD현대도 LNG 추진선, 메탄올 추진선 등의 수주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용 엔진제조업을 영위하는 STX중공업 인수 관련 본계약을 체결했고 인수가 마무리되면 선박용 엔진 생산 능력도 확대될 수 있다.


나아가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를 위한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신청해 2024년 초 야드 실사를 완료했으며, 4월에는 미국 필리조선소와 미정부의 함정, 관공선 등의 MRO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한신평은 "글로벌 함정 MRO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조선부문이 미국 함정 MRO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경우 조선부문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진행 경과를 중요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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