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마녀공장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 오너일가가 마녀공장 덕에 수백억원의 이익을 챙길 전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녀공장 소액주주들은 주가 급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특히 마녀공장은 상장 이후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뚜렷한 방안도 내놓고 있지 않아 소액주주를 외면한다는 시장의 비판이 나온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은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마녀공장 지분 51.49%를 약 190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엘앤피코스메틱은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출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양사는 지난달 지분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실사를 거쳐 펀딩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2018년 마녀공장 지분 70%를 175억원에 인수하며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마녀공장은 자연주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로 급성장하며 지난해 6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 이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도)을 단행했다. 총 245만6700주를 매각하며 보유지분을 71.33%에서 51.86%까지 낮췄다. 해당 블록딜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단순 계산하면 51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아가 이번에 마녀공장 지분 매각을 통해 추가로 1900억원을 확보하면 후순위 출자금액인 500억원을 제하더라도 엘앤피코스메틱은 총 14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실현하게 된다. 상장 이후 지분 매각으로만 2000억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챙기는 셈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주요주주들은 대부분 오너일가와 그 측근들로 구성돼 있어 이번 매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주체도 명확하다. 2023년 말 기준 엘앤피코스메틱의 주요주주 현황을 보면 권오섭 회장의 아내인 박선희씨(25.75%)와 형제인 권오덕(7.26%) 등 확인된 오너일가 지분만 33%에 달한다. 엘앤피코스매틱이 마녀공장을 통해 실현한 이익에 지분율을 대입해보면 오너일가가 손에 쥐는 이익만 63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오너일가와는 달리 마녀공장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전혀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녀공장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하며 4만160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이달 19일 기준 주가는 1만6600원으로 상장 첫날 대비 60.1% 폭락했다.
특히 마녀공장은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마녀공장의 소액주주 비율은 45.76%에 달하지만 주가 부양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도 전무한 상태다.
이에 시장에서는 마녀공장을 통해 엘앤피코스메틱 오너일가만 수혜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마녀공장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동안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으로 손실만 떠안았다"며 "상장 초기에 입성한 주주들은 현재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마녀공장 측은 "향후 주주환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논의 중이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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