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2년 가까이 이어졌던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적대적 M&A를 시도했던 개인투자자가 지분을 전격 매각하고, 이를 DB손해보험이 인수하면서다. 일각에서는 DB손해보험이 '백기사'로 나섰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두 회사 간의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전일 토레스토투자자문 김기수 대표 보유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인수해 다올투자증권의 2대주주에 올랐다고 공시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23년 5월 'SG증권발 폭락 사태' 당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다올투자증권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안을 수차례 요구해 왔던 인물이다.
이번 블록딜로 다올투자증권을 둘러싼 내홍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적대 세력이 빠지면서 다올투자증권 경영진 입장에서는 한숨 돌리게 된 셈"이라며 "지분 분포도 보다 안정적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량 매도로 김 대표는 사실상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 이후 김 대표 측 지분율은 4.64%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DB손보는 이번 투자가 단순 재무적투자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분야에 특화된 고수익 대체투자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운용 채널별로 특화된 투자 능력을 활용해 자산운용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포트폴리오 차원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과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DB손보가 백기사로 나섰다는 해석을 내놨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경영 참여 목적의 투자도 아닌 만큼 비우호 세력으로 볼 이유도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최근 2금융권에서 금융사 지분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OK금융그룹은 JB금융지주(10.5%), DGB금융지주(9.6%) 등 지방금융지주 지분을 보유 중이다. 투자 다변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DB손보 역시 DB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며 금융투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웅진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인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의 실질적 '우군' 역할도 DB금융그룹이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주선은 DB금융투자가, 대출성 자금 투자는 DB손보가 맡는 구조가 거론된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량한 금융회사가 주요 주주로 들어오게 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회사의 안정성과 신뢰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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